[단독] 전력기금 어디 썼나.. 신재생에 6조, 원자력엔 5600억
국민이 내는 전기 요금에서 3.7%를 따로 떼 적립하는 전력산업기반기금(전력기금)이 태양광·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집중 투자되면서 원자력은 소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미국과 협력해 제3국 원전 수출에 나서기로 하고, 세계적으로 소형 모듈 원전(SMR) 등 차세대 원전 개발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도 정부가 탈원전에 매몰돼 원전을 지나치게 홀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에게 제출한 ‘전력산업기반기금 상세 사용 내역’에 따르면, 올해 정부는 전력기금 예산 2조6914억원 가운데 풍력·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 부문에 1조6893억원(62.8%)을 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원자력 부문 예산은 1442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5.4%, 신재생에너지 예산의 8.5%에 불과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로 범위를 넓히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전력기금 사용 예산 중 원자력은 5614억원으로 신재생 6조1233억원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부에 따르면, 전력기금이 투입되는 사업은 110개다. 이 중 ‘태양광, 풍력, 신재생에너지, 전력피크용 ESS’ 이름의 사업만 26개에 달하고, 원자력 관련 사업은 8개로 신재생 사업 수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신재생 핵심 기술 개발엔 올해 예산 2839억원을 배정했지만 원자력 핵심 기술 개발 예산은 562억원에 그쳤다. 그나마 원자력 핵심 기술 개발 사업 내용은 원전 안전·환경·해체 등이고, 정부가 개발하겠다고 한 SMR 등 차세대 원전 기술 개발은 포함돼 있지 않다.
추세적으로도 신재생 핵심 기술 개발 예산은 2038억원(2017년)→2079억원(2018년)→2154억원(2019년)→2595억원(2020년)→2839억원(2021년)으로 꾸준히 늘었지만, 원자력 핵심 기술 개발 예산은 같은 기간 686억원→621억원→612억원→649억원→562억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윤 의원은 “전 세계가 탄소 중립 목표를 이루려 다시 원전에 주목하고 있는데 한국만 거꾸로 가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시대에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면서 탄소 중립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원전을 배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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