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총리 만난 산업장관 "訪韓땐 한국원전 안전성 확인 시켜 줄 것"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8일(현지 시각) 체코를 방문해 한국 원전의 안전성과 우수성을 홍보하면서 원전 수주 활동에 나섰다. 하지만 안전성 등을 이유로 국내에선 탈원전 정책을 고수하면서, 해외에선 ‘원전 세일즈'를 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 장관은 체코 안드레이 바비시 총리와 카렐 하블리체크 산업부 장관을 만나 한국이 체코 원전 사업의 최적의 파트너임을 강조하고, 한국이 수주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체코는 2040년까지 두코바니와 테믈린에 각각 신규 원전 1~2기를 건설할 계획인데, 두코바니에 8조원 규모의 신규 원전 1기를 내년쯤 발주할 예정이다.
문 장관은 “해외에서 건설 중인 많은 원전이 공기(工期)가 지연되고 있지만 한국이 건설한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은 계획된 예산과 공기를 준수한 대표적 성공 사례”라며 체코 원전 사업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내보였다고 한다. 문 장관은 특히 ‘바비시 총리와 하블리체크 장관이 한국을 방문하면 본인이 직접 한국 원전의 안전성과 우수성을 확인시켜 줄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하블리체크 장관에게는 한국이 건설한 UAE 원전도 방문해보라고 했다.
문 장관은 국내에선 한국 원전과 관련해 완전히 다른 얘기를 했다. 그는 지난 8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원전은 사용후핵연료 문제나 안전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국내 원전 추가 건설 계획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와 노후 원전 수명 연장 금지에 대한 입장 변화가 없는가”란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문 장관의 행보를 두고 원자력 업계에선 ‘내불남로’라는 말까지 나온다. ‘내(한국)가 하면 불륜, 남이 하면 로맨스’라는 뜻이다. 한 원전 업계 관계자는 “그렇게 불안전한 제품을 해외에 수출하겠다니 체코를 속이는 것인가, 아니면 우리 국민을 상대로 탈원전 사기극을 계속하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한국이 독자 개발한 APR1400 원자로는 프랑스·일본도 받지 못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 인증을 외국 기업으론 유일하게 받았지만 한국에서는 ‘찬밥’ 신세다. 원전 업계에선 “문 장관이 차라리 “한국에선 ‘우리 집 앞에는 위험해서 안 돼’라는 님비 현상 때문에 더 이상 원전을 지을 수 없다'고 했다면 그나마 나았을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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