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아파트값은 5주째 '나홀로 하락'
매매수급지수도 82.1, 전국 최저
지난해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뛰었던 세종시 아파트값이 최근 들어 5주째 ‘나 홀로' 하락하고 있다. 여당발(發) 행정수도 이전론의 영향으로 단기간 폭등한 아파트값이 조정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세종 아파트값은 이달 둘째 주 0.07% 하락했다. 지난달 셋째 주(-0.1%) 이후 한차례 보합(0%)을 기록한 것을 포함해 5주 연속 하락장이 이어지고 있다. 이 기간 전국 시·도 중 아파트값이 하락한 지역은 세종이 유일하다. 매매수급지수도 82.1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이 지수가 100 아래면 집을 팔겠다는 사람이 사겠다는 사람보다 더 많다는 뜻이다.
실거래가도 내림세다. 새롬동 ‘새뜸마을1단지’ 전용면적 85㎡는 지난 8일 8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11월 9억3000만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반년 새 1억원 넘게 하락했다. 종촌동 ‘가재마을12단지’ 전용 85㎡도 지난 12일 7억4000만원에 팔려 직전 최고가보다 1억1000만원 하락했다. 새롬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이 수천만원 낮춰 내놓은 급매물들도 아직 소화가 안 되고 있어 당분간 하락장이 계속될 것 같다”고 했다.
세종 아파트값은 작년 7월 김태년 당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천도론’ 발언 이후 급등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7월 마지막 주 2.95% 급등하며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세종 아파트값은 작년 한 해에만 45% 상승, 전국에서 두 번째로 상승률이 높았던 대전(18%)을 훨씬 웃돌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세종시 아파트 입주량이 지난해보다 증가한 데다, 단기 가격 급등에 대한 피로감이 반영돼 조정장이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소담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세종 아파트 매입을 염두에 뒀던 실수요자의 경우 ‘차라리 대전이 싸다’며 인근 지역으로 넘어가는 분위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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