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신혼부부들 내달부터 40년 만기 주담대 받을 수 있다
청년과 신혼부부 등 주택 실수요자들은 다음 달부터 40년 만기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현재 만기가 가장 긴 주담대는 30년짜리인데, 이보다 10년 길어지는 것이다. 그만큼 매달 갚아야 할 원리금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금융위원회는 20일 “보금자리론 등 정책 모기지(주택담보대출)에 40년 초장기 모기지를 7월 1일부터 도입한다”고 밝혔다. 자격은 만 39세 이하인 청년과 혼인 7년 이내의 신혼부부다.
금융위는 대출을 조이고자 지난 4월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내놨다. 그런데 이로 인해 정작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집을 사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래서 초장기 모기지를 시행해 실수요층을 돕겠다는 것이다.
◇3억원 대출 월 상환액 124만(30년)→105만원(40년)
금융위에 따르면 집을 사려는 신혼부부가 보금자리론 3억원을 대출받는 경우 30년 만기 조건(금리 연 2.85%)이면 월 상환 금액은 124만1000원이지만, 만기가 40년(금리 2.9%)으로 연장되면 105만7000원으로 15%(18만4000원)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금은 같은데 갚는 기간이 10년 늘어나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대출 3년 이후부터 목돈이 생기면 수수료 없이도 원금을 더 빨리 갚을 수 있게 했다.
40년 만기가 적용되는 대출 상품은 주택금융공사가 공급하는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이다. 보금자리론은 소득 7000만원(신혼부부 8500만원) 이하 가구가 6억원 이하 집을 살 때 제공되는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말한다. 적격대출은 9억원 이하 집을 살 때 주택금융공사가 은행들을 통해 5억원 한도로 대출해 주는 제도다. 금리는 연 3%대로 2%대인 보금자리론보다 높다.
다음 달부터 보금자리론의 세대당 한도가 기존 3억원에서 3억6000만원으로 늘어나는데 40년 만기 보금자리론도 해당된다. 단, 최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70%까지로 제한된다. 가진 돈 1억5000만원으로 5억원짜리 주택을 사려던 사람의 경우 기존엔 보금자리론 한도가 3억원까지여서 불가능했지만, 다음 달부턴 3억5000만원(LTV 70%)까지 대출받을 수 있게 돼 가능해지는 것이다. 보금자리론은 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hf.go.kr)나 시중은행 등을 통해 이용 가능하다.
적격대출의 신청은 시중은행·보험사 등에서 하면 되지만 총량 제한으로 인해 한도가 소진되면 이용이 불가능하므로 유의해야 한다.
◇청년 전·월세 지원 1억원으로 확대
다음 달부터 대학생이나 취업준비생 등 무주택 청년을 위한 전·월세 대출 한도도 기존 7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된다. 주택금융공사가 보증해줘 연 2%대 금리로 대출되는 ‘청년맞춤형전월세’ 상품이 이에 해당된다. 만 34세 이하 청년들을 대상으로 7000만원 이하 전세 보증금(월 50만원 이하 월세)을 지원해 왔는데, 이 지원 한도가 1억원으로 높아지는 것이다. 금융위는 기존에 대출 한도가 작아서 일반 대출을 쓸 수밖에 없었던 청년 연간 5000명(약 4000억원)에게 혜택이 새로 돌아갈 것으로 기대했다. 청년전월세대출은 14개 은행 전국 지점과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은행에서도 이용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주택금융공사가 청년이나 신용회복자·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 계층에게 대출 보증을 해줄 때 받는 수수료도 0.05%에서 0.02%로 절반 이상 인하하기로 했다. 이번 인하로 연간 6만 가구의 보증료 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금융위는 주택금융공사 전세 대출 대상 요건 중 ‘전세 보증금 5억원 이하’를 ‘7억원 이하’로 확대하는 방안은 3분기에 시행 예정이라고 밝혔다. 집주인이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위험을 해소하려 세입자가 가입하는 보증금 반환 보증 대상의 요건을 완화하는 것도 4분기에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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