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株 '훨훨'.."밸류 부담·경쟁심화에 선별투자"
전기차 업황 호조 영향..배터리·소재 관련주도 전반 상승
中성장주 자금 유입도..원자재 가격 규제·통화기조 신중
"이익 추정치比 주가부담↑..점유율·중장기 수익성 봐야"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지지부진한 중국 증시에도 전기차 관련주들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기차 수요가 급증한 점이 주효했다. 당국의 유동성 축소 우려가 덜어지고 원자재 가격 상승 규제에 경기민감주의 자금이 성장주로 몰린 것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다만 현지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고 급격히 오른 주가에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지면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2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5월 이후(5월 6일~6월18일 기준) 2.4%, 선전성분지수는 4.5% 올랐다. 같은 기간 중국 대표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BYD)는 63.3% 상승하며 시장수익률을 훌쩍 뛰어넘었다. 같은 기간 전기차 밸류체인에 있는 배터리 업체 닝더스다이(CATL)는 17.2%, 부품 업체 탁보그룹은 15.3%, 소재 업체 천사첨단신소재와 창신신소재는 각각 53.6%, 42.2% 올랐다.
중국 신흥 전기차 ‘3대장’은 미국 증시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샤오펑, 니오는 같은 기간 각각 71.5%, 27.9%, 리오토는 나스닥에서 67.4% 올랐다. 이 기간 NYSE종합지수는 1.9% 하락했고, 나스닥지수는 2.9% 상승에 그쳤다.
신랑차이징은 지난 18일 “최근 증시에서 신에너지차 관련주가 기관 자금이 대거 몰리는 등 영향에 계속해서 긍정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이날 자동차 부문은 3.58% 증가하며 업종 내 1위를 차지했고 관련 밸류체인의 리튬 배터리 종목들에 힘 입어 전체 전기장비 부문이 3.05%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주가 상승의 배경으로 신에너지차 비중 확대 가속화, 기업들의 투자 증가, 기관 투자자들의 유입 등을 배경으로 봤다. 푸빙펑 CAAM 부회장은 최근 ‘중국자동차포럼 2021’에서 향후 5년간 신에너지 판매량이 연 평균 4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리튬 배터리 소재, 공장 증설에 대한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계획들이 발표되는 점도 짚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최근 5월 중국 신에너지차 판매량이 21만7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6.2% 증가했다. 월 기준 사상 최고치로, 3개월 연속 20만대를 상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5월 누적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95만대, 순수 전기차 판매량은 79만4000대로 전년 동기의 2.2배, 2.5배를 기록했다.
신에너지차 비중은 앞으로도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해 11월 ‘신에너지차 산업발전 계획’을 통해 2025년까지 신에너지차 판매 비중을 약 20%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5월 중국 신에너지차 침투율은 10%를 넘어서며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최원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 하반기는 자동차 판매 성수기인 점을 고려하면 전망치는 추가 상향될 것”이라며 “기저효과에 상반기 대비 성장률은 둔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장주 여건도 개선…“주가부담·경쟁심화 고려해야”
중국 성장주로의 자금 유입도 전기차 업종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5월 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 대비 9.0% 상승하며 2008년 9월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국 규제 속에서도 급등하는 원자재 가격과 기저효과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중국 정부도 통화정책에 신중한 모습이다. 이강 중국 인민은행장은 10일 연평균 물가 상승률이 2%를 밑돌 것으로 전망, 정상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하고 가격 안정성과 인플레이션·디플레이션 압력을 모두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금리 상승 우려가 낮아진 가운데 원자재 가격 규제로 민감주에서 빠진 자금도 성장주로 몰리고 있다.
중국 증시에서 외국인의 자금도 소비재에서 제조업으로 넘어가고 있다. 중국 정부의 탄소중립, 기술자립, 시설투자 확대 등과 맞물려 이 같은 흐름이 가속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의 중국 A주 시장 매수 업종은 2016~2017년 음식료·제약·금융 대표주에 집중됐지만, 무역전쟁과 MSCI 지수 편입 이후 2018년부터 전자·신재생·전기차 등 제조업 분야로 종목이 다양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성장성이 담보된 업종임에도 이익 추정치 대비 급격히 오른 주가 부담과 현지 업체간 경쟁 심화 등은 부담 요인이다. 중국 전기차 시장은 불과 2년 전까지 테슬라와 BYD가 눈에 띄었지만 지난해 니오 등 신흥 업체와 알리바바, 샤오미, 화웨이 등 IT 업체들도 뛰어들고 있다. 경쟁 심화는 판매가 하락에 불을 지필 수 있다.
최 연구원은 “중국 내 전기차 관련 기업은 7만개를 넘어섰고, 경쟁 심화에 매년 삭감되는 정부 보조금, 반도체·배터리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까지 더해지면 전기차 마진 압력은 상당할 것”이라며 “성장성이 확실시되지만 치열한 경쟁구도 속에서 브랜드 우위와 점유율, 수익성도 개선되는 업체를 선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정 (lejj@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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