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MVP 그랜드슬램' 목표..이번엔 꿈이 아니지, '의지' 충만한 양의지

이용균 기자 2021. 6. 20.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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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시즌 연속 최고 수준 활약에도
린드블럼·로하스에 밀려 아쉬움
신인왕·KS·올스타 MVP 이어
마지막 퍼즐 완성에 '부푼 희망'

[경향신문]

NC 양의지는 지난 4월29일 대구 삼성전에서 KBO리그 포수 최초 사이클링 안타를 기록했다. 양의지가 데뷔 15시즌 만에 처음으로 3루타를 때린 덕분이다. 대기록을 세운 뒤 인터뷰에서 양의지는 또 다른 기록에 대한 질문에 “정규시즌 MVP를 받고 싶다”고 뚜렷한 목표를 드러냈다.

양의지에게 정규시즌 MVP는 손만 뻗으면 닿을 거리에 놓여 있었다. 2019년 타격 1위(0.354)에 오르는 등 맹활약했지만 두산 조쉬 린드블럼에게 정규시즌 MVP를 내주며 MVP 투표 2위에 머물렀다. 2020시즌에도 홈런 33개로 4위, 타점 124개로 2위에 오르는 등 포수로서 타석에서도 맹활약했지만 무시무시한 기록을 세운 KT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MVP를 내주며 또다시 2위에 그쳤다. 양의지는 2018년에도 정규리그 MVP 투표 4위에 오른 적이 있다. 3시즌 연속 리그 최고 수준의 활약을 펼쳤지만 MVP 수상은 아쉽게 놓쳤다.

2021시즌, 양의지의 활약이 심상치 않다. 정규리그 MVP 소원을 풀 수 있을 정도로 맹활약을 펼치는 중이다.양의지는 19일 키움과의 경기에서 홈런 2방을 터뜨리며 매서운 타격감을 선보였다. 앞서 16~17일 KT와의 경기에서 이틀 연속 홈런을 터뜨린 데 이어 4경기에서 홈런 4개를 쏟아냈다. 개인 타격 관련 순위에서도 선두권으로 치고 올랐다. 양의지는 20일 기준 타율 0.345로 리그 3위에 올랐고 16홈런은 공동 1위, 59타점은 단독 1위다.

1984년 이만수 2006·2010년 이대호 이후 한 번도 없었던 타격 트리플 크라운(타율, 홈런, 타점 1위)이 기대되는 수준이다.

지금까지 양의지가 리그 최고 수준의 활약을 펼치고도 MVP에 오르지 못한 것은 포수라는 특수 포지션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체력 소모가 많기 때문에 경기 출전 수에 관리를 받아야 하고 이는 홈런, 타점 등 누적 기록에 있어서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은 NC 포수 김태군의 수비 출전 시간이 많아지면서 양의지가 지명타자로 나서는 경기가 많다. 체력 부담이 줄어들었고, 이는 타격에서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는 바탕이 되고 있다.

양의지가 현재 페이스를 이어가 타격 트리플 크라운 혹은 이에 근접한 성적을 낸다면 정규시즌 MVP 수상이 충분히 가능하다. 양의지의 정규시즌 MVP는 또 다른 대기록으로 이어진다. 양의지는 2020년 NC 우승과 함께 한국시리즈 MVP에 올랐다. 2020시즌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올스타전이 열리지 않았지만, 일정기간 WPA(승리 확률 기여)를 바탕으로 한 ‘언택트 올스타’를 치렀고, 이 기간 최고의 활약으로 올스타 MVP에 올랐다. KBO리그 사상 커리어 동안 정규시즌 MVP와 올스타, 한국시리즈 MVP를 모두 수상한 선수는 두산 타이론 우즈와 KIA 이종범 밖에 없었다.

이들과 달리 양의지는 2010년 신인왕이기도 했다. 신인왕 포함 4대 MVP를 모두 따내 MVP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최초의 선수가 될 수 있다. 양의지의 ‘소원’과 이를 향한 노력은 KBO리그 역사에 또 다른 이정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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