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힘들었던 대회..생각 바꿨더니 좋은 결과"

음성 | 류형열 선임기자 2021. 6. 20.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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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잘못 먹었는지 가슴 꽉 막혀
'잘할 수 있어' 집중하자 속 풀려
시즌 최다 9승 목표 달성에 최선"

[경향신문]

“이제껏 출전한 모든 대회 중 오늘이 가장 힘들었다.”

박민지는 20일 DB그룹 제35회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뒤 진이 다 빠진 모습으로 기자회견장에 나타났다.

박민지는 “아침을 잘못 먹었는지 첫 홀부터 속이 울렁거리고 가슴이 꽉 막혔다. 바나나를 먹어도 토가 올라올 것 같았다”고 말했다. 박민지는 초반 드라이버와 아이언, 어프로치 샷이 모두 흔들리며 3, 4번홀 연속 보기로 선두를 내주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체념하고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박민지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생각의 차이였다. 박민지는 “1라운드 때도 2연속 보기로 시작했지만 좋은 성적으로 마쳤다”면서 “ ‘이번에도 나는 잘할 수 있어. 좋은 성적으로 마칠 수 있어’라고 생각을 바꿨더니 좋은 성적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에 집중하면서 막혔던 속도 풀렸다. 박민지는 “12번홀인가 13번홀부터 지금 답답한 게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갑자기 속이 확 내려가더라”라며 “집중하다 보니 아픈 게 생각이 안 났다”고 말했다.

박민지는 3라운드부터 박현경과 사실상 1 대 1 대결을 펼쳤다. 국가대표 시절 동료로 같은 아파트에 사는 가까운 선후배 사이다. 박민지는 “어제부터 오늘까지 36홀 동안 현경이만 신경쓰면서 쳤다”면서 “현경이가 샷감이 좋아서 어드레스만 들어가도 긴장됐다. 서로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우승을 결정지은 18번홀의 그림 같은 두 번째 샷에 대해선 “핀 우측을 보고 안전하게 치려고 했는데 어드레스 들어가는 순간 우측으로 보내기 싫었다. 핀 쪽을 보고 돌려친 게 핀 쪽으로 날아갔다”고 말했다. 박민지는 “샷이 잘 맞았다. 함성이 나오길래 너무 짜릿했다”고 말했다.

시즌 10번째 대회 만에 5승을 거둔 박민지는 2007년 신지애가 세운 한 시즌 최다승(9승) 기록까지 가시권에 두게 됐다.

박민지는 “어디까지 갈지 나도 모르겠다”면서도 “상반기에 5승을 한 만큼 그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시즌 상금 1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박민지는 “부모님 돈 걱정 안 하시면서 노후를 보냈으면 해서 노후 자금을 모으고 있다”면서 “아직 반도 못 모아서 열심히 땅을 파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음성 |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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