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KBL의 IMG 프로젝트 두 번째 이야기, 제물포고 구민교

김영훈 2021. 6. 20.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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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인터뷰는 4월 중순에 진행했으며,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1년 5월호에 게재됐습니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2021년 1월 4일부터 미국 IMG 아카데미에서 연수 기회를 받은 삼일상고 이주영(189cm, 가드)과 제물포고의 구민교(195cm, 포워드). 둘은 실기 테스트, 서류 면접을 거쳐 선택을 받았고, 3월까지 미국에 체류했다. 코로나 상황에 쉽지 않은 기회를 잡은 이주영과 구민교는 8주간의 프로젝트를 마친 뒤 한국으로 돌아왔다.

자가격리까지 마친 그들을 만나 미국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바코 인사이드에서는 이주영의 이야기를 다뤘다. 두 번째 차례는 제물포고 구민교의 이야기이다.

IMG 프로젝트에 욕심 낸 구민교, 그 이유는
많은 선수 중 두 명의 선수에게만 주어진 기회. 구민교는 이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코로나19가 1년 넘게 기승을 부리고 있는 시국에 해외를 경험하기란 쉽지 않다. ‘이 시국’에 드문 기회가 온 만큼 구민교는 욕심을 냈다.

또 한 가지는 동기부여 때문이었다. 코로나19가 일상에 깊게 파고들면서 2020년 한국 아마추어 대회가 모두 사라졌다. 중학교 3학년인 그는 자신의 기량을 본격적으로 뽐내고 싶었지만, 그런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그저 학교 체육관에서 훈련만 하며 시간을 보냈다.

구민교는 이번 기회를 새로운 동기부여로 삼으며 밤낮으로 운동에 매진했다. 그는 “너무 가고 싶었다. 미국에 가고 싶은 것도 있었지만, 운동을 열심히 할 동기부여가 필요했다. 아무리 마음을 잡고 해도 사실 대회가 없는 상황에서 의욕이 생기지 않는 것이 당연했다. 이번 기회를 잡으면 미국을 가지 못하더라도 새 시즌 대회를 치를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2020년 12월 13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LG챔피언스파크 체육관에 20명의 선수들이 모였다. 중고농구연맹 추천선수들과 10개 구단 연고지명 선수 및 장신자 발굴 프로그램 선수들로 구성된 이들은 모두 각 학교에서 이름 깨나 날리는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구민교는 이들을 제치고 두 자리 중 한 자리를 꿰찼다. 그는 “통역이 따라가지 않는 것에 걱정이 되었다. 말이 통하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우선 선발되었다는 것에 기뻤다”며 당시의 기분을 설명했다. 

 

구민교의 미국 이야기
구민교는 말이 통하지 않는 머나먼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의 생각대로 낯선 타지에서의 생활은 쉽지 않았다. 언어가 다른 친구들과의 생활에 방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다.

하지만 말은 다르지만, 농구를 하고 있다는 것은 같았다. 구민교는 금세 같은 클래스의 선수들과 농구라는 공통점으로 친분을 쌓았다. 구민교는 “같은 클래스에 주영이 형 외에 한국인도 있어 같이 다니면서 생활했다. 점점 경기를 하면서 다른 친구들과도 친해졌다”고 말했다.

점점 적응이 되자 농구 실력도 늘었다. 그는 “우리는 수업을 듣지 않아 계속 운동을 할 수 있었다. 덕분에 경기도 많이 하면서 경험도 쌓았고, 체계적인 프로그램 속에 웨이트도 많이 했다”며 좋았던 경험들을 되짚었다.

이어 “확실히 미국 아이들은 운동능력이 좋았다. 키가 큰 선수들도 빠르고 점프도 좋아 상대하기가 쉽지 않았다. 점점 부딪쳐보면서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 깨우친 것 같다. 힘을 언제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느꼈다”고 전했다.

아쉽게도 구민교의 첫 미국 도전기는 두 달 만에 막을 내렸다. 60일은 개인의 생각에 따라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구민교는 “적당했다”고 답한 뒤 “부딪쳐보고 알았다. 넓은 무대에 나갈수록 시야가 넓어지게 된다”며 짧은 소외를 밝혔다. 

 

언제쯤 구민교를 볼 수 있을까
한국으로 돌아온 구민교는 2주간 자가격리에 돌입했다. 아쉽게도 미국에서 키웠던 몸은 격리 기간을 거치며 조금 줄어들었다. 컨디션도 떨어졌다. 불과 춘계연맹전을 며칠 앞둔 상황에서의 일이었다.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 걱정했던 순간, 제물포고의 대회 불참이 결정됐다. 제물포고와 연습경기를 치른 학교 선수가 코로나19에 확진되며 제물포고도 대회에 참가할 수 없게 됐다.

구민교는 “솔직히 다행이었다. 공도 손에 익지도 않았고, 몸도 너무 안 올라왔다. 내 플레이에 화가 나더라. 미국을 다녀온 뒤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는데, 만약 대회를 했다면 미국 가기 전보다 더 못했을 것 같다”며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아쉬움 속에 4월 말 열릴 연맹회장기를 정조준했던 구민교. 그러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연맹회장기도 개막을 이틀 앞두고 잠정 연기 결정이 내려졌다. 구민교는 “이번 대회는 정말 잘 준비했는데 너무 아쉽다. 언제쯤 대회에 나갈 수 있을지 답답하다”고 이야기했다.

연맹회장기가 계속해서 미뤄진다면, 다음 대회는 5월 19일 강원도 양구에서 개최 예정인 협회장기가 된다. 5월이 되어서는 미국행 후 달라진 구민교의 기량을 확인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인터뷰 이후 협회장기에 나선 구민교. 그는 세 경기 평균 17.6득점 7.0리바운드 3.6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팀의 예선 탈락을 막지 못했다. 이후 절치부심한 구민교는 주말리그 예선에 출전했다. 20일 현재 세 경기를 뛴 그는 평균 32.6득점 13.3리바운드 4.6어시스트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 팀도 2승 1패로 순항하고 있다.) 

 

르브론? 레너드? 구민교의 꿈은?
중학교 때 110kg에 육박했던 구민교는 고등학교 때부터 철저한 몸관리에 돌입했다. 90kg 후반과 100kg 초반을 오가는 체중을 유지 중이다. 뿐만 아니라 웨이트를 통해 근육량을 늘려가고 있다.

이처럼 그가 조금 더 가벼운 몸을 만들고 싶은 이유는 3번에 대한 갈망 때문이다. 팀 사정상 현재는 센터를 보고 있지만, 미래 3번으로 크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구민교는 “최근 카와이 레너드의 미드레인지를 보고 반했다. 그런 플레이를 하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한 때 안남중 르브론이라고 불렸던 구민교는 현재 제물포고 레너드를 꿈꾸고 있었다.

르브론이면 어떻고, 레너드면 어떤가. 이들에 근접한 모습만 보여줘도 구민교의 앞날은 매우 창창할 것이다. 몇 년 뒤 그가 KBL에서 보여줄 모습은 어떨지 앞으로가 기대된다.

사진 제공 = KBL

바스켓코리아 / 김영훈 기자 kim95yh@baske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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