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처럼' 드론 잡는 법 개발
[경향신문]
무인항공기, 즉 드론(Drone)의 프로펠러에 질긴 끈 여러 가닥을 투척하듯 발사해 공중에서 추락시키는 기술이 미군에 의해 개발됐다. 프로펠러에 끈이 휘감겨 꼬이도록 해 정상적인 회전을 방해하는 것인데, 미군은 폭발물 없이도 드론을 막을 새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 산하 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이달 초 미국 플로리다주 에글린 공군기지에서 새로운 방식의 드론 요격 기술을 시연했다고 밝혔다. DARPA가 인터넷에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레이더를 장착한 미군의 소형 전술차량에서 식탁 다리만 한 길이의 검은 막대기가 하늘로 솟구친다. 막대기는 근처 하늘의 드론 곁으로 접근하더니 편대 비행을 하듯 10여m 거리를 두고 속도와 방향을 똑같이 맞춘다. 그러더니 갑자기 수십 가닥의 분홍색 끈을 드론에 뿌리듯 발사한다. 끈을 맞은 모의 적 드론은 7~8초 만에 양력을 완전히 잃고 땅으로 곤두박질친다.
DARPA는 새 요격 시스템의 무기인 끈이 어떤 재질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프로펠러를 돌려 공중에 뜨는 힘을 만드는 고정익과 회전익 형태의 드론에 두루 효과가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로펠러 회전을 즉각적으로 방해할 만큼 내구성이 강한 재질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항해하던 배가 튼튼한 그물에 스크루가 휘감겨 추진력을 잃는 상황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DARPA가 끈이라는 독특한 무기를 사용한 건 폭발을 동반하는 기존 요격 시스템이 파편을 만들기 마련이고, 이는 지상에 있는 민간인의 피해를 부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DARPA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인구가 많은 지역을 통과하는 부대를 보호하는 게 개발 목표”라며 “드론 요격기는 재사용이 가능하고 적은 운영자로도 다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DARPA는 다수의 적 드론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새 요격 시스템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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