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윤석열 X파일' "진실이 아니거나 크게 의미가 없거나"

[경향신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야권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제기된 ‘X파일’에 대해 “진실이 아닌 내용을 담고 있거나 크게 의미가 없는 내용을 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20일 말했다. 전날 국민의힘 보좌관 출신인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문서화된 X파일을 입수했다면서 “이런 의혹을 받는 분이 국민의 선택을 받는 일은 무척 힘들겠구나라는 게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말했다. 야권 내 인사로 분류되는 장 소장이 ‘윤석열 불가론’을 거론하자 X파일을 두고 야권 내 설왕설래도 이어진 것이다.

20일 강남역 11번 출구 앞에서 열린 ‘강남역 모여라’ 행사에 참석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시민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 대표는 이날 서울 강남역에서 시민들과 대화를 하는 행사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정부가 (검찰총장 시절) 윤 전 총장을 탄압하기 위해 그렇게 노력을 많이 했는데, 만약에 윤 전 총장이 X파일이란 문서로 돌아다닐만한 결함이나 잘못이 있었다면 작년에 그걸 바탕으로 윤 전 총장을 압박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전날 X파일에 대한 언급이 나온 데 대해서도 “저는 굉장히 부적절한 방식의 언급이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저는 기본적으로 윤 전 총장에 대한 마타도어(흑색선전)가 앞으로 많아질 것이라고 보고, 김재원 최고위원의 말처럼 (X파일이 있다면) 그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 당사자는 내용을 공개하라”고 말했다.

일단 국민의힘은 ‘엄호 모드’다. 이 대표를 비롯해 장제원 의원은 “야권 분열을 노리는 민주당의 이간계에 부화뇌동하는 것은 이적행위”라고 장 소장을 비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준석 대표가 보수 진영의 대표로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엄호했다.

다만 내부적으론 불안감도 감지된다. ‘윤석열 리스크’가 가동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 이준석 대표 당선 등으로 흐름이 야권에 와 있었지만, 윤 전 총장이 이런 흐름을 꺾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