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집중투표제 채택률 5.1% 불과.. 투기자본 부담"

박정일 2021. 6. 20.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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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지배구조보고서 정기 발행 등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힘쓰는 기업들도 집중투표제 도입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업들이 해외 투기자본의 공세 등 부작용에 부담을 느끼는 만큼, 주주총회 분산개최 등 다른 방식으로 주주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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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정기 발행 등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힘쓰는 기업들도 집중투표제 도입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업들이 해외 투기자본의 공세 등 부작용에 부담을 느끼는 만큼, 주주총회 분산개최 등 다른 방식으로 주주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020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 기업 175개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집중투표제를 채택한 기업은 전체의 단 5.1%로 3년 연속 5%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도입 기업은 3개년 모두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 강원랜드, 대우조선해양, 포스코, KT, KT&G, SK텔레콤 등 9곳으로 상당수가 공기업이다.

집중투표제란 주주총회에서 이사회를 구성할 때 1주당 1표씩 의결권을 주는 것이 아니라 선임되는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소액주주들이 원하는 이사에게 표를 몰아주는 방식으로 적극적인 경영참여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투기자본이 이를 악용하면 기업의 경영권을 흔들 수 있는 단점도 있다.

전경련의 '2020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주요 내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집중투표제 외 다른 지표에 대한 평균 채택률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었다. 특히 정관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지표는 2018년 25.5%에서 2020년 72.0%로 높아졌다.

이 밖에도 경영 관련 내부감사기구가 접근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한 지표는 100%였고, 내부감사기구에 대한 연 1회 이상 교육 제공 97.1%, 6년 초과 장기 재직 사외이사 부존재 92.6% 등 전체 15개 지표 대부분의 평균 채택률이 높았다.

전경련은 기업들이 다른 지표에 비해 집중투표제를 채택하지 않은 이유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각사의 기업지배구조보고서는 이를 채택하지 않는 이유로 '경영 안정성 저하, '해외 투기자본으로부터 경영권 방어의 어려움' 등을 지적하고 있다.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집중투표제에 대해 "선진국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대표적인 갈라파고스식 규제"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글로벌 투자은행 관계자 역시 "투자자 시각에서도 집중투표제 도입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며 "전자투표제 도입과 주총일 분산 등 소수주주 참여율 제고방안 강구가 보다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전경련은 이와 함께 2022년부터 ESG 공시 의무화, 2025년부터 환경정보공시제 도입 등이 예고돼 있는데, 워낙 내용이 방대한 만큼 단일화와 간소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만 해도 100페이지 가량 되는데 각각의 두꺼운 공시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 기업들에게 상당한 행정·비용적 부담이 우려된다고 전경련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편 전경련은 핵심지표에 대한 '준수·미준수'로 표현하는 관행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해당 지표들이 법규정도 아닌데 준수라는 표현은 부적절하다"며 "기본적으로 지배구조에는 정답이 없는 만큼 채택이나 도입 같은 객관적인 용어를 써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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