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제난 인정하며 민생 강조.. 對美 탐색전도 이어갈 듯

홍주형 2021. 6. 20.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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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 동안 진행됐던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18일 모두 끝났다고 북한 매체들이 20일 전했다.

이번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은 내부적으로는 식량난을 인정하며 민생 안정을 핵심 의제로 제시했고, 대외적으로는 미국에 대한 비난 없이 대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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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 만에 재개 '전원회의' 폐회
김정은, 질책하며 핵심의제 제시
연주단 공연 관람 끝으로 마무리
美 관련 "대화·대결 모두 준비"
사실상 대화 가능성 언급 분석
성 김 북핵수석대표 협의차 방한
北언급 없이 "생산적 협의 기대"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가 열린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난국 타개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나흘 동안 진행됐던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18일 모두 끝났다고 북한 매체들이 20일 전했다. 이번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은 내부적으로는 식량난을 인정하며 민생 안정을 핵심 의제로 제시했고, 대외적으로는 미국에 대한 비난 없이 대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어려운 내부 경제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시점에 방한한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1일 한·미 북핵수석대표협의 이후 내놓을 대북 메시지에 관심이 쏠리지만, 당장 북·미 대화가 재개되기보다는 시간을 둔 줄다리기가 진행될 전망이다.

◆경제난 인정한 北, 대미 대화도 열어둬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20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당 중앙지도기관 관계자들과 국무위원회 연주단 공연을 관람하는 것으로 전원회의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고 보도했다. 19일 보도에서는 김 위원장이 “견인불발의 투지로 혁명 앞에 가로놓인 현 난국을 반드시 헤칠(헤쳐나갈) 것이며 앞으로 그 어떤 더 엄혹한 시련이 막아 나서도 추호의 변심 없이 수령님과 장군님의 혁명사상과 위업에 충실할 것을 당 중앙위원회를 대표해 엄숙히 선서했다”고 밝혔다.

이례적으로 4개월 만에 다시 열린 전원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경제난을 인정하며 간부들을 질책하고 민생 안정을 핵심 가치로 내세웠다. 미국에 대한 비난 없이 “대화와 대결을 모두 준비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도 사실상 미국에 문을 연 것으로 평가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내치를 위한 회의였지만 국제정세 평가를 통해 미·중관계와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대응방향도 다룬 것이 특징”이라며 “북·미대화에 대해 계속 검토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북핵 협상을 총괄하는 성 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뉴스1
◆성 김, 北에 대화 제의할까… 당분간 줄다리기 계속될 듯

이 같은 시기에 방한한 성 김 대표는 1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북한의 대미 메시지에 대한 소감과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 방안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한·일 수석대표들과의 ‘생산적 협의’를 하겠다고만 언급했다.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1일 방한한 김 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갖는다.

미국이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싱가포르 합의와 판문점 선언에 기초한 북핵 해법을 찾겠다고 했지만, 이번 김 대표의 방한에서 당장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 수 있는 인센티브, 즉 제재 완화나 안전보장에 관한 약속이 언급될 가능성은 작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미가) 본격적인 대화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서로 조건을 맞춰봐야 할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가 지난 18일 마무리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미국과 대화를 재개하더라도, 그 시점은 내달 북·중 수교일을 전후로 중국과의 접촉이 먼저 있은 이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전원회의 결과 분석 보고서에서 “(북한이) 북·미대화 재개를 고려할 경우 김 위원장의 방중이나 북·중 간 고위급 교류가 먼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북·중은 다음달 11일 우호협력조약을 갱신하는데, 이때를 전후해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내나라’는 이날 2년 전인 2019년 6월 20일 이틀간 평양에서 열린 김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을 조명하고 북·중 친선관계를 부각하기도 했다.

당분간은 북·미가 서로에 대한 탐색전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통일부는 앞서 이번 전원회의 분석자료에서 “그동안 한·미가 조속한 대화 재개 필요성을 지속 강조해온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직접 대화에도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언급한 점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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