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미음의 마음 - 윤지양(1992~)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모서리를 가진 것은 왜 단단하고 강해 보이는 걸까요.
달리기를 할 때 손에 작고 네모난 것을 쥐고 달리면 더 빨리 달릴 수 있다는데, 그러한 이유로 육상 경기에서는 선수가 손에 쥔 것이 없는지 확인한다던 설이 문득 떠오릅니다.
선수는 손에 아무것도 쥐지 않고 다만 무언가를 쥔 듯이 단단히 달려 갈 테지만 그의 손은 걸음에 비해 가벼울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무언가를 쥔 듯이
손을 펴고 잤다
길을 가다 모난 돌을 보았다
네모나고 한 손에 쥘 수 있을 것 같았다
벽돌을 삼키는 사람이 있었다
누군가의 집이 되는 중이었다
시집 《스키드》(문학과지성사) 中
모서리를 가진 것은 왜 단단하고 강해 보이는 걸까요. 달리기를 할 때 손에 작고 네모난 것을 쥐고 달리면 더 빨리 달릴 수 있다는데, 그러한 이유로 육상 경기에서는 선수가 손에 쥔 것이 없는지 확인한다던 설이 문득 떠오릅니다. 선수는 손에 아무것도 쥐지 않고 다만 무언가를 쥔 듯이 단단히 달려 갈 테지만 그의 손은 걸음에 비해 가벼울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빈손은 세상에서 가장 무거울 수 있다는 생각, 누군가에게 건넨 손이 그가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안식처가 될 수 있다면 벽돌쯤이야 얼마든지 쌓아올릴 수 있을 테지요.
이서하 시인(2016 한경신춘문예 당선자)
▶ 경제지 네이버 구독 첫 400만, 한국경제 받아보세요
▶ 한경 고품격 뉴스레터, 원클릭으로 구독하세요
▶ 한국경제신문과 WSJ, 모바일한경으로 보세요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격 몰라도 일단 구매 예약"…미국서 돌풍 일으킨 한국車
- 악취 진동하는데…사흘 만에 팔린 6억짜리 '지옥의 집' 정체
- "내 주식, 공매도에 쓰시라"…대여 수수료 챙기는 개미
- 은퇴 후 부자는 얼마가 있어야 할까요 [100세시대와 평생 자산관리]
- "8억짜리 집 받았더니 증여세만 2억"…세금 부담 줄이려면
- 제시, 헉 소리 나는 불륨감.."내가 기다리면, 넌 이미 늦은거야"[TEN★]
- 도경완 "셋째 계획? 나는 YES, ♥장윤정과 합의 볼 것" ('전국방방쿡쿡') [종합]
- '동상이몽2' 문재완, 이지혜 몰래 번 유튜브 수입 공개
- '조수애❤︎' 박서원, 이제훈·창모와 성수동 투어…인맥 무엇? [TEN★]
- "인도네시아 매너 없어"…SBS 드라마, 왜 이러나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