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의 무수한 점들..세상을 보는 '렌즈'죠
호주 원주민 출신 작가
다양한 시각으로 역사 재해석
영국선원 반란 사건도 작품에
볼록한 점으로 렌즈 형상화
'관점따라 다른 해석' 상징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난 스티븐슨은 1888년 남태평양 사모아섬으로 이주해 토착민들의 존경을 받으며 살았다.
보이드는 이 접시에 음식을 올려놓고 스티븐슨이 나눴을 대화, 설거지를 했던 사람들의 생각 등을 상상했다.
유물이 시공간을 초월해 많은 것을 연상시키는 데 영감을 얻은 작품들이 서울 국제갤러리 개인전 '보물섬'에 걸려 있다.
꽃무늬가 새겨진 둥근 접시와 바탕 화면에 볼록한 점들을 무수히 찍어서 접시로 보이지 않는다. 얼핏 보면 어느 행성 같기도 하다. 보이드에게 이 점들은 세상을 바라보는 '렌즈'다. 밑그림을 그린 후 투명한 풀(glue)로 볼록한 점을 찍어 렌즈 형상을 만들었다. 사람마다 시각이 다르기에 수많은 점들을 찍어 다양성과 복수성을 나타낸다. 작가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다양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검은 돛단배를 그린 작품 '무제(FFITFFF)'는 1789년 '바운티호의 반란 사건'을 차용했다. 남태평양 타히티섬에서 흑인 노예들에게 먹일 빵나무 묘목을 실고 자메이카로 향하던 영국 해군 선박 바운티호 선원들이 가혹한 대우를 한 함장을 구명보트에 태워 망망대해로 보낸 사건이다.
전시장에는 1962년 배우 말런 브랜도가 출연한 할리우드 영화 '바운티호의 반란' 포스터 이미지를 담은 가로 3m 대작 '무제(POMOTB)'가 펼쳐져 있다. 바운티호 복제선 뱃머리에서 얻은 나무조각으로 액자를 만든 거울 조각 작품 '무제(AMMBGWWFTB)'도 선보인다.
영화와 문학 등을 토대로 다양한 관점의 역사를 조명해온 작가는 자신의 뿌리를 추적하는 작업에도 열정적이다. 원주민 역사를 추적해온 그는 "내 작품은 모두 '나'라는 사람에 대한 고찰, '나'라는 사람을 이루는 선조들의 존재로부터 시작한다"고 말해왔다.
전시작 25점 앞에 바짝 다가서면 무수한 점으로 가득차 있지만 조금씩 거리를 두면 서서히 형태가 보인다. 나와 타인의 관계와 거리를 표현했다고 한다.
수많은 점들이 움직이는 영상작품은 우주와 작가의 관계를 담았다. 영국 런던 자연사박물관 레지던시 작가로 있을 때 만져본 달과 화성 파편에 영감을 받아 빛과 시공간을 탐색하는 작업을 하게 됐다고 한다.
2019년 국제갤러리 부산에서 열린 작가의 국내 첫 개인전이 '완판'됐을 뿐만 아니라 이번 전시작 상당수가 이미 팔렸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 2017년 유명 전시기획자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와 아사드 라자가 브뤼셀 보고시안 재단에서 선보인 '몬디알리테' 등 주요 전시에 참여했다.
전시는 8월 1일까지.
[전지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대통령 아들 문준용씨, 이번엔 문화예술위서 6900만원 지원금
- [주말 MBN] 위험에 빠진 바우
- [주말 MBN] 지금이 딱! 여름의 맛을 느껴라
- 문 대통령 아들 준용씨, 정부 지원금 6900만원 선정 "자랑해도 될 일"
- 옥주현 공연중 컨디션 난조에 눈물…`위키드` 제작사 "전액 환불"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홈리모델링 vs 빌트인…B2C 진검승부 [맞수맞짱]
- 하니, ‘10살 연상’ ♥양재웅과 결혼 발표 “함께하고 싶은 사람 만나”...EXID 첫 유부녀 탄생 - M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