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도착 여성 이민자들 다수, '성노예'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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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떠나고 싶었을 뿐인데, 이후 악몽이 시작됐어요."
아프리카 기니 출신 이민자 아이샤는 20일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리비아에서의 경험에 대해 이같이 운을 뗐다.
친구는 아이샤가 리비아로 올 수 있도록 돈을 빌려줬다.
아이샤는 "리비아란 나라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다"며 "도착하자마자 갇혀서 노예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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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나라를 떠나고 싶었을 뿐인데, 이후 악몽이 시작됐어요."
아프리카 기니 출신 이민자 아이샤는 20일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리비아에서의 경험에 대해 이같이 운을 뗐다.
아이샤는 고국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했다. 결혼 후 다섯번째 유산을 하자, 시부모와 동네 사람들은 그가 불임이거나 마녀일 거라고 비난했다. 훗날 안 사실이지만 아이샤의 병명은 그저 당뇨에 불과했다.
아이샤는 인근 리비아에 정착했다는 옛 학교 친구에게 연락했다. 친구는 아이샤가 리비아로 올 수 있도록 돈을 빌려줬다. 아이샤에게 성노예는 방송 보도에서나 들을 법한 얘기였다. 리비아의 '살아 있는 지옥'에 갇히기 전까지는.
아이샤는 "리비아란 나라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다"며 "도착하자마자 갇혀서 노예가 됐다"고 말했다.
친구는 아이샤에게 술에 취한 남자들을 데려오고 돈을 챙겼다. 변기만 있는 방에 갇힌 아이샤는 음식을 받을 때만 친구를 볼 수 있었다. 친구는 개에게 먹이를 주듯 그에게 음식을 갖다줬다.
인생이 완전히 끝났다며 좌절한 채 3개월을 보냈을 무렵, 한 리비아 남성이 납치범을 위협해 아이샤의 탈출을 도왔다. 남성은 아이샤에게 300 디나르(약 7만 원)를 쥐어주고, 튀니지행 버스를 태워줬다.
아이샤는 튀니지 남부 메데닌에서 다른 이주민 여성들과 함께 2년을 지냈다. 당뇨병이 치료되자 지난해에는 딸아이도 출산했다. 리비아로 돌아가는 건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유럽으로 가고 싶다.
코트디부아르 출신 마리암도 유럽 이민을 꿈꾸며 1000유로를 손에 쥐고 말리와 알제리를 거쳐 리비아로 향했지만, 불법 이민자 캠프를 운영하는 민병대의 손에 넘겨져 성착취 피해를 겪었다. 캠프에서 성폭행과 강제노동은 일상이었다.
매일 아침 포주가 여성을 골라 스페셜 룸을 예약한 남성들에게 보냈다. 빵과 정어리, 샐러드 등을 받아 먹으면서 한달을 지내면 다시 다른 곳으로 옮겨지곤 했다. 무장한 채 마약을 피워대는 남성들은 마리암을 착취하는 대가로 포주에게 돈을 줬지만, 마리암은 한푼도 받은 적이 없다.
이슬람권에서 적십자와 같은 역할을 하는 단체 적신월사에 따르면, 리비아에서 매춘과 강간이나 성폭력을 경험하는 여성 이민자들이 많다.
이민 경로에서 브로커와 밀수업자에게, 구금소와 구치소에서는 무장 조직에 의해 성범죄에 노출되지만 제대로 된 처벌은 이뤄지지 않는다고 유엔은 2019년 발표한 관련 보고서를 통해 지적한 바 있다.
몽지 슬림 적신월사 대표는 "보호해주는 남성이 동행한다면 괜찮지만, 여성 이민자는 혼자일 경우 성범죄를 당하는 일이 거의 '공식'이다"고 말했다.
일부 이민자는 아예 출발 2~3개월 전부터 피임약을 복용한다. 리비아 정부가 관리하는 공식 쉼터와 유럽연합(EU)의 자금 지원을 받는 캠프들도 부패와 폭력, 성범죄로 얼룩진 건 마찬가지다.
성범죄에 노출되는 건 비단 여성들만이 아니다. 인권단체들은 남성과 소년들도 성적 학대를 당한다고 지적했다. 2014년 제2차 리비아 내전 이후 이미 이런 성격의 범죄가 만연하다.
리비아 과도정부는 지난 3월 이민자 보호소를 세웠고, 과도정부를 지원하는 유엔도 지난해부터 성범죄에 대응할 보호 요원들을 별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 보호요원들이 아직 모집조차 되지 않는 사이 수많은 밀입국자들이 다시 리비아로 보내지고 있다고 AFP는 지적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이달 12일 기준 1000여 명의 이민자들이 해상에서 잡혀 리비아 감옥으로 다시 보내졌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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