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t터뷰] "노브랜드버거 흥행 비결이요? 진짜 가성비죠"

문수연 입력 2021. 6. 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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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신세계푸드 NBB메뉴개발팀 파트장(사진)은 "노브랜드버거 개발 단계부터 재료만 많이 들어가서 맛이 희석되고 볼륨감만 큰 버거보다 기본에 충실한 맛을 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동률 기자

급변하는 소비트렌드 속에 유통업계에서는 연일 신제품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나날이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도 기술력과 기발한 아이디어가 빚어낸 '히트 상품'과 색다른 마케팅이 꾸준히 등장, 소비자들의 오감을 만족시키고 있는데요. <더팩트>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훔친 '주인공'이 탄생하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습니다. <편집자 주>

"노르랜드버거표 가성비, '싼 가격에 성공적인 재료 비율'"

[더팩트|문수연 기자]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버거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 외식업계가 직격탄을 맞았지만, 노브랜드버거는 역대 최단 기간인 론칭 1년 6개월 만에 100개 매장을 돌파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나홀로 성장'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서울 중구 무교동에 위치한 노브랜드버거 매장에서 이재호 신세계푸드 NBB메뉴개발팀 파트장을 만나 노브랜드버거의 '탄생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일식을 전공한 이 파트장은 신세계푸드에서 신규브랜드 메뉴 개발과 외식 매장 메뉴 컨설팅 업무를 맡으며 양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다 노브랜드버거 메뉴 개발 업무를 맡게 됐다.

지난 2019년 8월 론칭한 노브랜드버거는 첫 매장 홍대점을 개점한지 20개월 만에 100호점을 오픈했다. /이동률 기자

노브랜드버거는 신세계푸드가 지난 2018년 테스트 키친으로 운영한 버거플랜트를 리뉴얼 론칭한 브랜드로, 가성비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해 내놨다.

메뉴 개발 초기 단계부터 이 파트장이 만들고자 한 버거의 방향성은 뚜렷했다. '기본에 충실한 맛'이다. 이 파트장은 "재료만 많이 들어가서 맛이 희석되고 볼륨감만 큰 버거보다 기본에 충실한 맛을 내고자 했다"라며 "고객이 메뉴를 선택할 때 '이 버거는 이런 맛이구나'를 명확히 느낄 수 있고 '이 메뉴들은 비슷해 보이는데 왜 이게 더 비싸지?'라는 의문이 들지 않는 버거를 개발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기본에 충실했지만 노브랜드버거만의 차별점은 분명했다. 독특한 소스와 두툼한 패티가 비결이다. 이 파트장은 "일반적으로 햄버거에 들어가는 케첩, 마요네즈, 머스타드가 아닌 중독적인 맛을 내는 '머스타드 마요네즈'와 NBB(어메이징, 시그니처, 오리지널) 전용 소스 등 두 가지 특제소스를 베이스로 버거마다 다른 소스를 이용해 맛을 충실하게 잡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경쟁력 있는 건 패티라고 생각한다"라며 "다른 프랜차이즈와 비교하면 패티가 가장 두꺼운데 씹었을 때 육즙이 풍부하게 느껴지도록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품질에 집중하고자 한 전략은 들어맞았다. 노브랜드버거가 타 햄버거 프랜차이즈 대비 평균 가격이 20% 저렴한 만큼 론칭 초반에는 '가성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론칭 후 소비자들 사이에서 맛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이 파트장은 "저희가 노브랜드버거를 론칭하면서 예상했던 것보다 고객들이 훨씬 더 높은 수준으로 평가해주셨다. 일반적인 프랜차이즈와 비슷한 포지션으로 평가해주실 줄 알았는데 수제버거와 견주어 이야기를 해주시더라"라며 "초창기에는 가성비를 '가격 대비 성능'으로 생각했는데 이제 '가격은 저렴하지만 성공적인 비율의 버거' 등 다양한 의미를 두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이재호 신세계푸드 NBB메뉴개발팀 파트장은 노브랜드버거의 차별점으로 독특한 소스와 두툼한 패티를 꼽았다. /이동률 기자

물론 모든 과정이 순탄하게 흘러가지는 않았다. 노브랜드버거가 론칭 초기부터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사업 구상 초기 내부에서는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았다. 출시 직전까지도 '이 가격에 팔아서 남는 게 있겠느냐'는 반응이 나왔다.

이 파트장은 "사업이라는 게 수익이 남아야 하는 건데 가격이 너무 저렴하다 보니 우려 섞인 반응도 나왔지만, 자신 있었다"라며 "자체 공장에서 직접 생산하기 때문에 품질을 유지하면서 제품가를 낮출 수 있는 데다 맛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1호점 오픈 후 소비자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이 파트장은 "노브랜드버거 론칭 전까지는 인스타그램을 안 했는데 론칭하면서 인스타그램의 힘을 느꼈다"라며 "노브랜드버거가 젊은 세대 사이에서 '힙한 브랜드'로 평가받더라. '적당한 메뉴로 꾸준히 가자'라는 생각이었는데 반응을 보고 '빨리 신메뉴 나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노브랜드버거는 '페퍼로니 버거', '어니언 도넛', '인절미 치즈볼', '슈가버터 프라이' 등 이색 제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이후 노브랜드버거는 꾸준히 이색 신제품을 출시하며 다양한 타겟층을 겨냥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페퍼로니를 넣은 '페퍼로니 버거' 2종을 출시, 2주 차 판매량이 첫 주 대비 56% 증가하는 성과를 얻었다.

이 파트장은 "사실 페퍼로니 버거는 출시 전 내부에서 우려가 가장 컸던 메뉴다. 페퍼로니는 피자에 주로 사용되기 때문에 어정쩡하게 사용했다가 피자도 햄버거도 아닌 애매한 메뉴가 될까 봐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라며 "하지만 페퍼로니를 넣어도 조화로우면 고객들이 친근함을 느끼지 않을까 싶었는데 실제로도 반응이 좋더라. 생각을 다르게 하니까 예상보다 잘 풀렸다"라고 말했다.

신메뉴 개발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메뉴 다양성을 위해 치아바타도 내놨으며, 지난 3월에는 미닝아웃(가치관이나 신념을 기준으로 제품을 선택하는 행위) 소비 트렌드에 맞춰 대체육으로 만는 '노치킨 너겟'을 출시해 당초 예상보다 3배 빠른 속도로 물량이 소진되는 성과를 기록했다.

지난달 출시된 '페퍼로니 버거' 2종은 출시 첫 주 대비 2주 차 판매량이 56% 늘었고, 6월 들어 일평균 5000개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이동률 기자

노브랜드버거는 향후에도 차별화된 메뉴를 꾸준히 출시하며 다양한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이 파트장은 "시중에 없는 버거를 만들기 위해 자꾸 새로운 걸 찾게 된다. 다른 버거집 벤치마킹도 좋지만 어느 스테이크집, 갈빗집이 맛있다 하면 가리지 않고 다 가서 아이디어를 얻자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노브랜드버거는 햄버거 외에도 '어니언 도넛', '인절미 치즈볼', '슈가버터 프라이'처럼 소비자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는 사이드 메뉴도 꾸준히 출시할 예정이며, 맛과 질감을 다 잡은 대체육 신소재 개발을 위해 R&D(연구·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이 파트장은 "고객들이 믿고 찾는 곳이 될 수 있도록 진실되게 만들고 있다"라며 "가벼운 주머니에 맞는 가성비 있는 메뉴를 팡팡 쏠 테니 고민 안 하고 찾아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munsuye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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