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빼고 다한' 이삭, 제2의 즐라탄 입증하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김현민 2021. 6. 19.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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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웨덴, 슬로바키아전 1-0 승
▲ 이삭, 이번 대회 한 경기 최다 드리블 성공(6회)
▲ 이삭, 최다 공중볼 획득(4회) & 최다 슈팅(4회)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스웨덴이 슬로바키아와의 경기에서 제2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로 불리는 신예 공격수 알렉산더 이삭의 맹활약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스웨덴이 상트 페테르부르크 구장에서 열린 슬로바키아와의 유로 2020 E조 2차전에서 1-0 승리를 거두었다. 이와 함께 스페인과의 1차전 0-0 무승부에 이어 2차전도 승리하면서 E조 1위로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이 경기에서 스웨덴은 1차전 스페인전과 동일한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이삭과 베테랑 공격수 마르쿠스 베리가 투톱으로 포진했다. 에이스 에밀 포르스베리와 세바스티안 라르손이 좌우 측면 미드필더로 나섰고, 알빈 에크달과 크리스토퍼 올손이 중원을 구축했다. 루드빅 아우구스틴손과 미카엘 루스틱이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빅토르 린델뢰프와 마르쿠스 다니엘손이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골문은 로빈 올센 골키퍼가 지켰다.


전반은 스웨덴이 슬로바키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1차전 폴란드전에서 2-1로 승리한 슬로바키아는 스웨덴전에 무승부만 거두더라도 16강 진출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기에 수비적으로 임했다. 이로 인해 스웨덴은 전반 내내 슈팅 2회에 그치며 공격적인 면에서 이렇다할 활로를 열지 못하는 모양새였다. 경기 초반(2분) 라르손의 중거리 슈팅 외에는 슈팅 다운 슈팅조차 시도해보지 못한 스웨덴이었다.

하지만 후반 들어 답답했던 스웨덴 공격에 활로를 연 건 바로 이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 중 가장 어린 만 21세 공격수 이삭이었다. 이삭은 현란한 드리블 돌파와 190cm의 장신을 살린 높이를 바탕으로 공중과 땅 밑을 동시에 지배해 나갔다. 이삭 한 명에게 마치 추풍낙엽처럼 무너지기 시작한 슬로바키아 수비이다. 후반전에 스웨덴이 시도했던 11회의 슈팅 중 무려 10회가 이삭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삭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슈팅을 시도했으나 상대 수비의 육탄 방어에 막혔다. 후반 14분경엔 이삭이 센스있게 측면으로 패스를 내준 걸 라르손이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아우구스틴손이 골문 앞 헤딩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상대 골키퍼의 환상적인 손끝 선방에 막혔다. 이어진 코너킥 공격 찬스에선 이삭이 헤딩 패스로 내준 걸 다니엘손이 곧바로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대를 살짝 넘어갔다. 다시 이삭은 후반 16분경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으나 이는 수비를 스치고선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다급해진 스웨덴은 후반 18분경에 부진했던 베리와 올손을 빼고 스피드가 빠른 멀티 공격수 로빈 콰이송과 공격 성향이 있는 미드필더 빅토르 클라에손을 교체 출전시키면서 이삭 지원에 나섰다. 이는 주효했다. 콰이송이 빠른 스피드와 폭넓은 활동폭으로 슬로바키아 수비를 휘젓자 이삭에게 더 많은 공간이 나오기 시작했고, 클라에손이 중원에서 패스를 공급해 주었다.


먼저 후반 22분경, 루스틱의 크로스를 이삭이 헤딩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크로스바를 스치듯이 넘어갔다. 이어서 후반 26분경엔 이삭이 현란한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4명이나 제치고선 날카로운 슈팅을 시도했으나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결국 이삭의 발에서 스웨덴의 결정적인 득점 찬스가 나왔다. 루스틱의 전진 패스를 이삭이 센스있는 원터치 패스로 페널티 박스 안에 찔러주었고, 이를 콰이송이 받아선 골키퍼 파울을 유도해냈다. 이에 심판은 지체없이 파울을 선언했다. 이삭의 패스로부터 비롯된 페널티 킥이었다. 이를 포르스베리가 차분하게 성공시키면서 스웨덴이 리드를 잡아나갔다. 스웨덴 입장에선 2016년 아일랜드와의 1차전 이후 유로 본선 무대에서 365분 만에 기록한 값진 골이었다.


이삭은 경기 종료 9분을 남긴 시점에도 단독 드리블로 상대 페널티 박스 안까지 침투해 들어가서 패스를 내주었으나 클라에손의 논스톱 슈팅이 수비 맞고 골대를 벗어났다. 이후 스웨덴은 수비적으로 내려앉으면서 1-0 스코어를 지켜내는 데 성공했다.

그는 이 경기에서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슈팅(4회)과 공중볼을 획득(4회)했다. 상대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볼터치(8회)와 공격 진영에서의 패스(23회) 횟수도 최다였다. 무엇보다도 드리블 돌파를 무려 6회나 성공시키면서 이번 유로 2020 참가 선수들 중 현 시점까지 한 경기 최다 횟수를 자랑한 이삭이다. 당연히 경기 최우수 선수도 이삭의 차지였다.


그는 이미 어린 시절부터 될성 부른 떡잎이었다. 2016년 4월, 만 16세의 나이에 AIK 포트볼 소속으로 데뷔골을 넣으며 스웨덴 리그(알스벤스카) 역대 최연소 득점 신기록을 수립한 그는 2017년 1월 12일, 슬로바키아와의 평가전에서 만 17세 3개월 22일의 나이에 A매치 데뷔골을 넣으며 스웨덴 대표팀 역대 최연소 득점자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그런 그에게 '제2의 즐라탄(스웨덴의 전설 그 자체인 공격수 이브라히모비치의 이름)'이라는 수식어가 따랐다.

당연히 그에겐 많은 구단들의 러브콜이 쏟아졌다. 특히 세계 최고의 구단 레알 마드리드도 그에게 영입을 제안했다. 하지만 그는 출전 시간을 보장받기 위해 2017년 1월, 유망주를 잘 키워내기로 유명한 분데스리가 강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로 이적하기에 이르렀다.

비록 그는 도르트문트에서 많은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면서 다소 침체기를 보내야 했다. 하지만 2019년 1월,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구단인 빌럼II으로 임대를 떠난 그는 후반기만 뛰었음에도 16경기에 출전해 13골 6도움을 기록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이에 힘입어 2019년 여름, 레알 소시에다드로 이적하는 데 성공한 그는 2019/20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에서 9골 1도움을 올린 데 이어 2020/21 시즌 들어선 17골 2도움을 달성하며 이제 빅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하는 능력을 갖추었다는 걸 만천하에 알렸다.

원래 스웨덴은 유로 2016을 마지막으로 대표팀을 떠난 이브라히모비치를 다시 불러들였다. 하지만 이브라히모비치가 대회를 앞두고 무릎 부상을 당하면서 아쉽게 탈락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하지만 이삭이 슬로바키아전과 같은 활약상을 이어간다면 다크호스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 어저면 이번 유로가 이삭에게 있어선 즐라탄의 스웨덴 축구 왕위를 계승하는 무대로 작용할 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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