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나게 오른다" 국민주 등극 카카오 더 오를까 ?

홍성용 입력 2021. 6. 19. 20:03 수정 2021. 6. 20.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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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키자의 빅테크-24] 카카오가 국내 1위 인터넷 기업 네이버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3위 기업으로 올라섰습니다. 카카오가 네이버를 넘어선 것은 코스피 종가 기준으로 2010년 카카오톡 출시 이후 처음 있는 일인데요. 당분간 카카오와 네이버는 시총 3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대결을 펼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시총 3위를 기록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카카오가 네이버보다 더 좋은 회사라는 의미일까요? 앞으로 주가가 더 올라갈 것이라는 얘기일까요? 시총 3위의 의미가 무엇이고, 어떻게 카카오는 시총 3위까지 올라갈 수 있었는지 한번 살펴봐야겠습니다.

카카오, 액면분할로 국민주 반열 올랐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사진=카카오>

일단 카카오의 주가 상승은 5대1 액면분할 덕으로 보입니다. 주식 액면가를 500원에서 100원으로 쪼개는 분할(1주→5주)을 지난 4월에 마쳤죠. 즉 개미투자자인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접근하기에 만만해졌다는 것입니다.

지난 4월 9일 신고가인 55만8000원에 거래를 마친 카카오의 1주 가격은 4월 15일 거래를 재개하면서 11만1600원으로 바뀌었습니다. 주당 가격이 55만원에 달할 때는 1주조차 사기 어려웠는데, 이제는 소액으로도 쉽게 살 수 있는 주식으로 바뀐 것이죠.

네이버도 2018년, 5대1로 액면분할한 이후 소액주주 수가 1.7배로 부쩍 증가했습니다. 그러니 카카오의 개인 주주도 연말까지 최대 2배 가까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 현대차, 한국전력, 카카오, SK하이닉스가 '소액주주가 많은 상장사'로 파악됐는데요. 아마도 카카오의 소액 주주가 올해 말에는 삼성전자 다음을 차지할지도 모릅니다.

“금융대국을 완성했다"…카카오 금융 자회사 줄줄이 IPO
<자료=매경DB>

카카오 주식 구매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카카오라는 회사가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고 있다는 사람이 많아졌음을 의미합니다. 어떤 계기(모멘텀)일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카카오의 금융 자회사들 상장에 대한 기대감일 겁니다.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 기대주로 꼽히는 회사는 바로 카카오의 대표 금융 자회사인 카카오뱅크죠. 지난 17일 카카오뱅크가 한국거래소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다음주 금융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을 준비할 계획입니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국내 두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한 뒤 특유의 '편리하다, 예쁘다, 싸다'는 삼박자를 갖춰 이용자를 끌어모았습니다. 카카오뱅크 최근 월간활성이용자(MAU)는 1300만명에 달하는데요. 이는 매달 1300만명이 카카오뱅크를 이용하는 것으로, 국내 모든 은행 가운데 단연 1위입니다. 기존 은행 중에서는 국민은행 '스타뱅킹' 애플리케이션(앱)이 그다음을 차지하고 있는데 MAU가 800만명 수준이고요.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연간 순이익 1140억원을 기록하며 출범 3년6개월 만에 1000억원 선을 넘어섰는데요. 건전성도 시중은행 중 2위를 차지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1년 1분기 19개 국내 은행 건전성은 씨티은행(19.93%), 카카오뱅크(19.85%), 하나지주(16.32%), KB지주(16%), 신한지주(15.90%) 등 순이었죠.

카카오뱅크 외에 카카오의 또 다른 금융계열사 카카오페이와 모빌리티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도 상장을 계획하고 있죠. 카카오페이는 연내 상장, 카카오모빌리티는 내년 상장의 타임테이블이 짜여 있습니다.

"돈도 못 벌고 있는 회사들을 줄줄이 상장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올해 1분기 카카오는 사상 최대 실적을 냈는데요. 매출은 1조2580억원, 영업이익은 1575억원을 기록했죠. 어디서 돈을 벌었느냐면 '신사업' 부문에서였습니다. 바로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 매출 확대와 카카오페이 결제 거래액이 늘어난 데서 기인했죠.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택시 서비스 부문은 1분기 이동 수요 회복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일평균 운행 호출을 기록했다. T블루 택시가 브랜드 인지도 상승과 운행 효율 개선, 제주까지 서비스 확장을 기반으로 1분기 2만1000여 대까지 확대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카카오페이 1분기 거래액도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죠. 무려 22조8000억원을 기록했는데, 분기 거래액이 20조원을 넘어선 것은 전례가 없었습니다. 금융 서비스에서도 대출 중개 이외 투자 서비스가 대폭 확대됐죠. 여 대표는 "투자 서비스는 출시 1년 만에 누적 400만개 계좌가 개설된 카카오페이증권 계좌를 기반으로 1분기 펀드 가입자는 160만명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무형자산 가치 점점 늘어난다"…'플랫폼' 기업이 미래

카카오의 무형자산인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IP. <사진=카카오>

'무형자산'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을 얘기합니다. 카카오 같은 플랫폼 기업은 '무형자산'이 자산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합니다.

무형자산은 물리적 실체가 없는 고정자산으로 크게 영업권과 지식재산권(IP)으로 나뉩니다. 쉽게 말해 브랜드 가치와 데이터, 소프트웨어, 연구개발(R&D), 네트워크 효과 등이 포함되죠. 카카오·네이버 같은 플랫폼 기업이 보유한 무궁무진한 데이터와 이용자 트래픽에 기초한 네트워크 효과 등이 모두 무형자산에 속합니다. 카카오의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라이언·어피치 등 IP가 모두 무형자산에 속합니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개발자를 뽑은 뒤 컴퓨터 하나 주고 각종 서비스를 만들어서 이용자를 모으잖아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여기서 돈이 발생하죠. 이게 바로 무형자산입니다.

반대로 유형자산은 눈에 보이는 자산이라고 보면 됩니다. 토지나 건물, 현금과 채권 등이 모두 유형자산입니다. 보통 전통의 굴뚝 기업들은 유형자산을 다수 보유하고 있죠. 그동안 제조업에 몸담은 회사는 모두 유형자산 비중이 컸습니다.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에서는 반도체를 만들어내죠. 4만평에 가까운 용지에 지어놓은 공장이 모두 유형자산입니다.

현대자동차가 서울 삼성동 인근 한국전력공사 용지를 매입해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짓고 있잖아요. 이는 유형자산에 속하고요. 그 대신 현대차가 자율주행차, 친환경 전기차 등 미래 시장을 석권하기 위해 R&D한다면 그건 무형자산에 속하는 것이죠.

미국 증시 시총 1~5위를 차지하는 빅테크 기업인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알파벳 A), 페이스북은 모두 무형자산 비중이 큰 회사입니다. 이들은 모두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새로운 독점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고요. 네트워크 효과를 일으키면서 이용자들이 자신들의 서비스에 더욱 몰입하게 만들죠. 이들이 만들어내는 데이터 총량을 상상해보죠. 전 세계 76억명 인구가 초당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뿜어내겠어요. 하지만 모두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자산입니다.

'미국 시총 1위 기업인 애플이 아이폰을 판매하는 유형자산 회사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애플은 점점 무형자산의 서비스 플랫폼으로 몸을 바꿔가는 회사입니다.

애플은 아이폰을 포함해 애플워치, 에어팟(무선 이어폰) 등 생활에 밀접한 하드웨어 제품을 내놓으면서 서비스 플랫폼으로 변모하고자 부단히 시도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 깔려 있는 애플 하드웨어는 올해 초 기준 16억5000만대(아이폰 10억대 이상)로 추정되는데요. 이를 활용한 유료 구독 모델을 내놓았고, 고객들을 서비스로 끌어들였죠. 애플TV+, 애플 아케이드, 애플 피트니스+ 등 서비스 구독자는 2020년 말까지 6억2000만명으로 확장됐고요. 서비스 매출액도 2020년 4분기에 전년 대비 24% 증가했습니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를 보면 한눈에 이해됩니다. 특허 평가 업체 오션토모(Ocean Tomo)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S&P500지수 중 무형자산 가치가 21조달러 이상이었는데, 총자산의 90%를 차지해 역사적으로 봐도 최고 수준을 차지했습니다. 미국 대표 회사 500곳의 자산 비중 가운데 무형자산 가치가 90%에 달한다는 겁니다.

1975년 S&P500지수에서 유형자산 가치는 83%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니, 35년 만에 산업계가 천지개벽한 것이죠. 이미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S&P500 내 무형자산은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1995년 무형자산은 68%였으며, 2005년부터 무형자산 비중은 계속 80%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여전히 카카오나 네이버에 의심을 품는 사람이 많죠. "상품을 만들어내는 회사도 아닌데 주가가 이렇게 높은 게 말이 되느냐"는 게 핵심인데요. 어떠세요? 아직도 카카오나 네이버 주가가 상당히 높다고 생각하시나요? 플랫폼 기업의 무형자산이 새로운 산업 트렌드로, 오늘날의 현실이 돼가는 게 느껴지지 않나요?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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