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R, 경기장 욕설도 줄였다..공정한 판정, 인간 한계 극복. 재밌는 경기 선사하는 게 꿈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2021. 6. 1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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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왼쪽부터 유엔비즈에서 VAR 업무를 수행하는 윤명주 매니저, 류정호 매니저, 송한용 과장이다. 세명은 모두 우리나라에서 12명 뿐인 RO다. 김세훈 기자


요즘 한창인 유럽축구선수권대회, 7월 도쿄올림픽 축구에서 모두 VAR(비디오 보조 심판·Video Assistant Referees)이 실시된다. VAR은 월드컵과 유럽프로축구에서도 이미 가동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에서도 2017년부터 VAR를 활용하고 있다. K리그 VAR 사업을 수행하는 곳은 ‘유엔비즈’다. 아마추어 종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로 2010년 설립됐다. 유엔비즈는 유도, 스쿼시 등에서 비디오 판독을 진행한 경험 등을 앞세워 K리그 VAR 입찰에 참여해 지금까지 5년 연속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VAR 운영 상황 : K1 경기는 12대, K2 경기는 10대 정도 카메라가 필요하다. 여기에는 방송사 카메라, 골라인 판독 카메라, 리뷰 카메라 등도 포함됐다. 여러 영상을 싱크를 맞춰 통일성 있게 보여주는 게 핵심 기술이다.

소프트·하드웨어는 영국이 개발한 ‘호크아이’다. 유엔비즈는 호크아이 장비, 모니터 등을 탑재한 VAR 차량 4대를 보유하고 있다. 승합차 구입가, 개조비, 장비가격 등을 모두 합하면 대당 6억원에 육박한다. K리그는 하루 최대 7경기를 한다. 4경기는 VAR 차량에서, 3경기는 경기장 VOR(Video operation room)에서 VAR이 운영된다.

국내 VAR 운영에는 최소 6명이 투입된다. 현장 전체를 지휘하는 리더인 RO(Replay operator)와 지원인력, VAR 심판(AVAR·Assistant VAR) 등이다. RO 자격을 갖춘 사람은 국내에 12명 뿐이다. 모든 판정을 VAR로 다루는 건 아니다. 골 상황, 패널티킥 상황, 레드카드 상황 등만 해당한다.

VAR 판독 (러시아월드컵)


■국제무대 VAR 운영 상황 : 국제축구연맹(FIFA)이 인증한 VAR 시스템은 호크아이를 비롯해 15개 정도다. 그중 하나를 사용하면 된다. 잉글랜드,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등 대부분 유럽리그는 VAR를 쓰고 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태국,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중국도 마찬가지다. FIFA 또는 대륙연맹이 주관하는 굵직한 국가대항전, 유럽챔피언스리그 등 클럽대항전도 VAR를 도입했다. VAR을 가장 처음 실험하고 도입한 나라는 네덜란드다. 네덜란드에서는 2016년 VAR이 프로경기에 처음 가동됐다. 월드컵에서는 2018년 러시아대회에 첫선을 보였다. 335차례 판정에 대해 VAR이 이뤄졌고 14차례 판정이 번복됐다. FIFA는 “VAR 없이 사람이 판정할 때 95% 정확성이 VAR를 사용할 경우 99.3%로 올랐다”고 자평했다. 참고로 월드컵 경기에서는 기본적으로 30대 카메라가 필요하다. 카메라가 많은 만큼 관리 인원도 많다.

VAR 판정영역


■VAR은 보조일 뿐 : 판정에 대한 최종 권한은 주심에 있다. VAR도 주심이 정확한 판정을 내리는데 도움을 주는 보조 시스템이다. 유엔비즈에서 VAR 사업을 주도적으로 해온 RO 송한용 과장은 “객관적인 상황을 드라이하게 보여줘 주심이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데 확신을 주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FIFA가 VAR을 도입하면서 내건 슬로건은 ‘최소 개입, 최대 효과’다. 판정에 너무 개입하면 흐름의 스포츠 축구의 본질이 크게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엔비즈 김용래 본부장은 “선수들이 열심히 했는데 골이 인정이 안 되거나 심판이 잘못된 판정을 내려 선수와 팀이 큰 피해를 보면 안된다”며 “VAR은 이렇게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큰 변수를 컨트롤한다”고 말했다. K리그에서도 VAR 신뢰성이 높아지면서 과도한 판정 시비가 줄었고 긍정적인 스토리도 양산된다.

월드컵 VAR 방식


■VAR 확장성 : 지금은 여러 종목에서 비디오 판독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야구, 테니스, 배구뿐만 아니라 유도, 태권도 등 투기종목에서도 비디오 판독을 많이 사용한다. 축구는 다른 종목에 비해 비디오 판독이 까다롭다. 공과 선수를 함께 좇아야 하고 선수가 서로 겹치는 장면이 많아서 더 다양한 각도에서 잡은 영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VAR 주요 인력은 FIFA가 요구하는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VAR이 하부리그에도 운영되고 다른 종목으로 확장한다면 일자리도 생긴다. 그에 앞서 비용 면에서는 해결해야 할 게 과제가 있다. 하부리그에서도 프로 수준으로 경기당 300만원 안팎이 들어가는 VAR를 가동할 수는 없다. 유엔비즈는 하위리그용 VAR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다.

송한용 과장은 “주심이 놓친 판정을 바로 잡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며 “선수, 지도자, 심판도 VAR를 크게 신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판 눈떠라” 등 심판을 약한 욕설도 많이 줄었다. 송 과장은 “선수에게는 억울함 없는 판정을 내리고 심판에게는 놓친 부분을 보완해 조금 더 재미난 경기를 팬에게 선물하는 게 VAR이 꿈꾸는 세상”이라고 정의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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