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트머니] 28년차 증권맨이 보는 비트코인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최서우 기자 2021. 6. 1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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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 급락 원인,
버블과 일론 머스크?

■ 유례없던 가격 상승 속도
■ 2021년 들어 외부 영향↑
■ 일론 머스크 행보도 한몫

Q. 가상화폐 가격 변동, 왜 일어났을까요?

복합적 요인이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가상화폐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자산 가격이 올라갔었는데, 올해 미국 연준이 양적 완화를 줄인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영향을 받은 것 같고요. 또 가상화폐 시장 최대 수요국인 중국에서 채굴 등 규제를 실시하고 있는 부분도 가격 하락과 관련돼 있습니다.

사실 가격이 너무 빨리 올랐다는 게 가장 큰 부분인 것 같아요. 2020년만 하더라도 7000달러였던 게 한때는 6만 달러까지 갔으니 10배 가까이 올랐죠. 이 정도 속도는 과거에 없었습니다.

하나 더 말씀드리고 싶은 건 팬덤 효과입니다. 팬데믹이 터지면서 디지털경제, 기술혁신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떠오른 사람이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인데요.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자동차를 살 수 있다던가 도지코인 등을 언급하며 가상화폐 시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는데, 요즘 들어 여러 가지 실망스러운 행보를 하다 보니까 팬덤 효과가 약화되며 가상화폐 시장 폭락 현상이 나온 것 같습니다.

Q. 가상화폐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무엇일까요?

가장 큰 건 유동성 효과로 봐야죠. 우리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세상이 변화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언택트 산업이 갑자기 생활 속으로 들어오다 보니까요. 이것과 관련돼 가상화폐 시장이라는 개념 자체가 투자자들에게 다르게 다가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Q. 일론 머스크가 트리거가 됐다는 이야기도 나오던데요

공교롭게 테슬라 주가도 연초 급등하다가 열기가 줄어들었는데요. 이걸 CEO 리스크라고도 표현하지만, 기술주 과열 이야기가 맞물리면서 가상화폐 시장 가격에 폭락을 촉발했던 것 같습니다.

Q. 앞으로는 가상화폐 가격이 어떻게 움직이실 거라고 보시나요?

가상화폐가 자산으로서 등극을 할 수 있냐는 게 중요합니다. 이 시각은 어느 자산보다 극과 극인 상황인 것 같고요. 비트코인은 디지털 골드라고도 얘기하지 않습니까. 전 세계 금 시가총액이 15조 달러 정도 되는데, 비트코인이 앞으로 채굴될 수 있는 걸 감안해 단순 나누기를 해보면 10만 달러 정도가 나오더라고요. 비트코인이 금시장을 100% 대체할 경우 10만 달러라는 가격도 말이 되는 것 같기는 합니다.

가상화폐는 자산 or 허상?
투자자와 기관 간 의견 분분

■ 중국 정부, 가상화폐 강력 규제
■ 자산 가치 없다고 보는 시선도 존재
■ 세상 보는 시각 따라 의견 달라

Q. 가상화폐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어떤 면이 있을까요?

지금 중국 쪽에서 가상화폐에 대한 강한 규제를 진행하고 있잖아요. 중국은 아무래도 채굴도 많이 진행하고 수요도 높기 때문에 시장 속에서 중요한 역할인데요. 이제는 중국 정부가 더 이상 용납하지 못하는 수준까지 왔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중국은 경제도 계속 발전하고 자본주의화되는 듯하지만 여전히 체제를 흔들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상황이고요. 가상화폐 시장이 지나치게 커졌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 예를 들어 중앙은행이 가상화폐를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던가 지하경제 활성화 등에 대해 강력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그러면 사실상 성장이 어렵다는 뜻 아닌가요?

사실 가상화폐 시장 성장 여부는 판단하기가 어려운 부분입니다. 결국엔 세상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전망이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블록체인 기술 자체가 다른 것들과 결합해 성장할 수 있다고 한다면 당연히 그 기술을 갖고 있는 코인에 대해서는 많은 점수를 부여할 수 있겠죠. 최근 이더리움이 유럽투자은행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갖고 채권을 발행한다고 했을 때 일부에선 가격 상단이 열렸다고 얘기했잖아요. 그런 식으로 효용가치 부분 자체가 부각된다고 한다면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상당히 있을 수 있겠죠.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기술 발전과 달리 가상화폐라는 건 분명히 화폐로서 한계가 있는 것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습니다.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아니라는 거죠. 디지털 원화, 디지털 달러, 디지털 위안 등이 도입됐을 때 가상화폐 의미가 없다고 보는 분들은 가격을 0에 수렴할 정도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거든요. 누구도 맞다 틀리다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비트코인 지금 사도 될까?
28년 차 증권맨은 'NO'

■ 가상화폐 가격, 타 자산에도 영향
■ 안전자산 찾아 금 매수율 오르기도
■ 디지털 통화 발행 시 코인 가격은 미지수

Q. 만약 가상화폐 시장이 흔들리면 다른 자산에도 영향을 미칠까요?

아무래도 투자 심리라는 게 그렇습니다. 자산 시장이 전부 다 분리돼있지는 않다 보니까요. 예를 들어 주식 시장이 떨어지면 부동산 시장도 위태위태할 수 있는 부분이 있잖습니까. 모든 투자활동은 어느 정도의 상관성이 있다고 보고요. 또 가상화폐 자체가 너무 폭락하게 되면 투자자 입장에선 위험자산이 불안하다는 심리 자체를 확산시킬 수 있기 때문에 주식, 원자재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가상화폐 투자금이 다른 시장으로 흐를 가능성은 없을까요?

세상이 흔들릴 때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건 금, 달러, 미국채입니다. 실제로 최근 금 가격이 많이 오르기도 했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안전자산을 선호하게 됐다는 건 논리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달러는 상당히 약세거든요. 그래서 가상화폐 시장 불안성으로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간다는 해석보다는, 인프라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일부 자금이 금으로 가고 있다는 정도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즉 지금은 여러 가지 상황을 조합해 가장 최적의 투자대상으로 자금이 흐를 뿐이지 안전자산, 위험자산의 개념으로 나눠진 건 아니라고 판단합니다.

Q. 그렇다면 가상화폐, 지금 사도 괜찮을까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투자를 권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는 중앙은행이 발행한 디지털 통화가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요. 가상화폐 시장을 자산으로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습니다. 물론 블록체인 기술 자체가 사라지진 않겠죠. 그래서 어느 코인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가상화폐 몇 개는 살아남고, 그것도 자산으로서 가치를 받는 시대도 올 수 있을 것 같기는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진행: 정석문 아나운서
구성: 황인솔 콘텐츠에디터
제작: SBS 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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