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2년간 비트코인 써온 마을이 있다..주민들 반응은?
전세계 최초로 가상자산(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승인한 엘살바도르엔 이미 이를 실생활에서 사용해온 지역이 있다. 바로 인구 3000여명의 작은 바닷가 마을 엘손테다. 은행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낙후됐던 이곳에 비트코인은 변화를 가져왔다. 하지만 일부 주민의 반응을 보면 비트코인이 과연 공식 화폐로 쓰이는 게 가능할지 의문도 든다.
특히 서핑 명소로서 관광산업에 의존하던 이곳에 코로나19가 들이닥치면서 비트코인 비치 프로젝트는 큰 인기를 얻었다. 비트코인 비치 프로젝트 관계자에 따르면 엘손테에서 90% 이상의 가구가 비트코인으로 거래를 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층에선 활용이 더 잘 이뤄졌고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으로부터 "개척지"란 호평도 받았다.
해외에서 일하는 가족이 보낸 돈을 받을 때 비트코인을 이용하면 굳이 다른 마을까지 힘겹게 찾아가 은행을 들리지 않아도 됐다. 10% 수준의 수수료가 붙는 외환 송금 서비스보다 수수료가 저렴해 상당한 돈도 아꼈다. 또 은행 계좌나 신용카드가 없어 늘 달러를 가지고 다녀야 했던 대다수 주민은 비트코인을 통해 쉽게 물건을 사고팔 수 있었다. 한 주민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이제 달러엔 관심이 없다. 지갑에 달러를 넣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며 비트코인에 적응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 아이의 엄마로 과일을 파는 줄마 리바스(38)는 여전히 달러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자신의 낡은 휴대전화에선 비트코인 결제 어플이 잘 작동하지 않아 비트코인을 거의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르띠아를 만들어 파는 블랑카 폰세(30) 역시 휴대전화를 새로 사거나 인터넷 요금제를 낼 돈이 없어 비트코인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스카 피카르도 엘살바도르 프란시스코 가비디아대 교수는 로이터통신에 디지털 격차 등을 이유로 비트코인의 전국적인 상용화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실제로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터아메리카개발은행의 연구에서 중남미·카리브해 지역 20개 국가 중 엘살바도르는 2번째로 낮은 인터넷 보급률을 보였다. 시골에선 10명 중 1명이 간신히 인터넷에 접속하는 수준이었다.
AP통신이 엘손테의 한 유명 식당을 찾아 손님들이 비트코인을 쓰고 있냐고 직원에게 묻자 "아무도 없다"고 답했다. 비트코인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잘 몰라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피카르도 교수는 비트코인을 공식 화폐로 사용하기 위해선 "주민이 사기 위험에 휘말리지 않도록 충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트코인 가격의 변동성 역시 근본적인 문제다. 이 지역 한 상점의 주인은 비트코인이 6만달러를 넘었을 때 일부를 팔아 매장에 냉장창고를 꾸밀 수 있었다. 그는 AP통신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이후 떨어지며 지금은 손실을 봤다"고 말했다.
엘살바도르 의회 재정위원장인 다니엘 곤잘레스는 디지털 격차 문제에 대해서도 "정부가 이를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 각 지역에 인터넷이 되는 컴퓨터를 제공하고 전문적인 교사를 보낼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3개월 안에 비트코인을 달러처럼 통용시키겠다고 한 엘살바도르 정부의 목표 실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세계은행(WB)은 지난 16일 비트코인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고 투명성 문제가 있어 엘살바도르의 기술 지원 요청에 응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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