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 "내년말 금리인상 전망"..시장 충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제임스 불러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18일(현지시간)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때문에 이르면 내년 말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초 전망보다 이른 2023년 금리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고했는데, 불러드 총재는 금리인상 시기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본 것이다.
연준은 앞서 16일 '제로 금리'를 유지하기로 하면서도 금리인상 시기는 3개월 전 예상보다 빠른 2023년 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은 15~16일 이틀간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개최한 후 16일 성명을 통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를 현 수준(0.00∼0.25%)에서 동결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3월 열린 FOMC에서는 2023년까지 '제로 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봤지만, 이번 FOMC에서는 금리인상 시기를 2023년 내로 앞당긴 것이다.
불러드 총재는 이날 CNBC 방송에 출연해 "경제 회복이 잘 되고 있고, 좋은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러나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물가상승률이 더 크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물가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 여기서 좀 더 '매파적'이라고 불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불러드는 연준 내 대표적인 '비둘기파'(통화 확대 지지) 인사로 통했다. 그의 '매파적'이라는 표현은 향후 통화 축소 지향 정책을 펴겠다는 뜻으로, 예상보다 빠른 금리인상을 시사한 것이다.
연준은 16일 FOMC를 마친 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1.0%포인트 높은 3.4%로 대폭 상향했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종전 6.5%에서 7.0%로 조정했다.
이와 관련해 불러드 총재는 "전체적으로 매우 좋은 뉴스"라면서 "누구라도 이처럼 빠른 경제 성장과 노동시장 개선을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제 성장이 예상보다 빠른 물가상승을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 불러드 총재의 염려다. 그는 1980년대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물가압력으로 이어질 "상방 리스크를 보게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불러드 총재는 일단 올해 물가상승률은 3%, 내년 물가상승률은 2.5%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2022년 말까지 물가상승률이 2.5∼3%에 이르는 2년을 보내게 될 것"이라면서 "그것은 일정 기간 목표치(2%)를 넘어서는 인플레이션을 허용할 것이라는 우리의 새 기준을 충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은 지난해 평균물가안정 목표제를 도입해 물가상승률이 2%를 장기간 하회했다면 그 후 일정 기간은 목표치를 웃도는 고물가를 허용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연준의 월 1200억달러 규모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에 대해선 시작 전까지 몇 달간의 논의가 선행될 것으로 본다고 불러드 총재는 밝혔다.
불러드 총재는 올해는 통화정책 투표권을 갖고 있지 않지만, 내년에는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미국에서 금리가 인상되면 달러 강세, 원자재 가격 하락, 증시 하락 등의 부정적 여파가 나타난다. 또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금리인상이 불가피하게 되고,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경우 세계 물가 상승과 각국 자금 유출 등의 부작용이 예상된다.
각국은 이를 방어하기 위해 미국이 금리인상을 시사하기만 해도 금리인상에 나서는 등 미국의 이런 움직임은 세계 경제에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실제로 원자재 가격 급등 여파로 최근 러시아·브라질·터키중앙은행이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렸다고 전했다.
그의 인터뷰 발언에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장중 500포인트 이상 급락하는 등 뉴욕증시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다우 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월 이후 5개월 만에 최대 주간 하락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도 불러드 총재의 인터뷰 직후 5월21일 이후 최고인 20.60포인트로 올라갔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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