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Q&A]돼지 분뇨 정화한 물 들이킨 조합장..따라마신 원희룡

고동명 기자 2021. 6. 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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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보물섬, 국제자유도시, 세계자연유산. 당신은 제주를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제주는 전국민의 이상향이지만 때로는 낯설게 다가온다.

이 자리에서 가축분뇨 정화과정을 설명한 고권진 조합장이 테이블에 놓여있는 정화수 즉, 돼지 분뇨를 정화한 물이 든 병을 들이켰다.

지난달부터 가동한 제주양돈농협 가축분뇨공동자원화공장은 가축분뇨를 발효해 액비를 만들고 역삼투압 처리방식으로 재이용수(정화수)로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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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돈분뇨 처리 문제 골치겪던 제주..정수 처리해 재활용
향후 농업용수로 가능..정화수에서 물고기 살고 텃밭도 가꿔

[편집자주]'세계의 보물섬, 국제자유도시, 세계자연유산…. 당신은 제주를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제주는 전국민의 이상향이지만 때로는 낯설게 다가온다. 제주는 지리적 특성상 타지역과는 다른 독특한 풍습과 문화, 제도, 자연환경 등을 지녔다. 뉴스1제주본부는 제주와 관련한 다양한 궁금증을 풀어보고 소개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제주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는 독자라면 제보도 받는다.

지난 4월 원희룡 지사가 제주양돈농협가축분뇨 공동자원화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분뇨 정화수를 마셔보고 있다(제주도 제공). 아래 사진은 가축분뇨공동자원화 공장에서 생산된 액비와 정화수. © 뉴스1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지난 4월 제주시 한림읍에 위치한 제주양돈농협가축분뇨 공동자원화공장에 원희룡 지사가 방문해 고권진 양돈농협 조합장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가축분뇨 정화과정을 설명한 고권진 조합장이 테이블에 놓여있는 정화수 즉, 돼지 분뇨를 정화한 물이 든 병을 들이켰다.

고 조합장의 돌발행동에 놀란 원 지사는 자신도 모르게 "어!어!"하고 소리를 내뱉었다.

이에 질세라 원 지사는 "생수를 미리 넣어둔 건 아닌지 확인해봐야겠다"면서 정화수가 든 병을 받아 냄새를 맡아보더니 들이마셨다.

정화수를 마신 원 지사는 주변 공무원들에게도 권하며 "원샷은 하면 안된다"고 농담을 던졌다.

제주양돈농협가축분뇨 공동자원화공장 내 분뇨 정화시설(사진 위). 공장 관계자가 정화된 물을 뿌리고 있다© 뉴스1

◇가축분뇨 무단 방류 사건 이후 양돈업 변화 맞아

2017년 도내 일부 양돈농가들이 가축분뇨 수만톤을 무단으로 방류하다 적발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일부 농가는 지하수의 원천인 숨골에 분뇨를 버려 도민사회의 공분을 샀다.

당시 제주도가 불법배출로 논란이 된 한림읍 상명리 인근의 지하수 관정 14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곳의 관정이 오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 이후 제주를 대표하는 1차산업인 양돈업은 위기와 변화에 직면했다.

양돈 분뇨 문제는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지역 현안으로 떠올랐다.

도는 2002년부터 15년간 유지해오던 타 지역산 돼지고기 제주 반입금지 조치를 해제하고, 11개 마을 59개 양돈장 56만1066㎡를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분뇨 오염수를 액비 더나아가 방류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정화하는 기술도 도입했다.

가축분뇨공동자원화 공장에서 분뇨 정화수로 만들어진 인공폭포와 연못. 연못안에는 물고기 10마리가 살고 있다. © 뉴스1

지난달부터 가동한 제주양돈농협 가축분뇨공동자원화공장은 가축분뇨를 발효해 액비를 만들고 역삼투압 처리방식으로 재이용수(정화수)로 생산하고 있다.(하루 액비 148톤, 정화수 148톤)

이곳에서 만든 세정액비는 일반 액비와 기능은 같지만 악취가 거의없어 골프장에서 사용이 가능할 정도다.

농가에서 가져온 분뇨는 막분리 등 6차례의 공정을 거쳐 액비와 정화수로 재탄생한다.

특히 분뇨 정화수는 공장 내 방역수, 조경수, 공장 냉각수, 청소수 등 다양하게 쓰인다.

아직 법제화 되지 않았지만 농업용수로 사용해 가뭄 물 부족을 해결하고 소방수로도 사용할 수 있다.

실제 공장 내에는 분뇨 방류수로 붕어와 잉어 10마리가 사는 연못이 조성돼 있다.

직원들은 방류수로 텃밭을 가꿔 상추와 고추를 길러 먹는다.

원 지사와 조합장이 정화수를 마시기는 했지만 아직 음용수로는 한계가 있다. 한두 모금 정도는 상관없지만 많이 마시면 배탈 등 몸에 이상이 올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분뇨 정화수가 너무 '깨끗한' 탓이다.

음용수로 사용하면 미네랄 등 용해고형물질이 포함돼야 하는데 정화수는 물의 순도가 삼다수나 수돗물보다 높다.

제주도는 현재 가축분뇨 발생량의 43%를 방류수, 51%를 액비로 만들고 있는데 2023년까지 방류수를 70%까지 늘릴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향후 방류수 기준을 80%까지 확대하고 제도 개선을 통해 농업용수 등 사용 범위를 더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k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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