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내 인종 유리천장 있다" 상아탑 흔들기 시작한 美 흑인 교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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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 공권력에 의한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촉발된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M)' 운동이 상아탑도 흔들 조짐이다.
보고서 필진이 학교 흑인 교수 13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95명 가운데 60명이 '최근 3년 내에 학생들에게 인종 차별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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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색 인종 배제·무시 등 차별 실태 폭로
"인종 다양성 확대 등 실질적 혁신 필요"
지난해 미국 공권력에 의한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촉발된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M)’ 운동이 상아탑도 흔들 조짐이다. 그간 잠자코 있던 미 대학 흑인 교수들이 침묵을 깨기 시작하면서다. 지위가 안정된 걸로 보이는 교수들 사이에도 ‘인종 유리천장’은 엄연하다는 게 그들의 폭로다. 명목상 사과나 형식적 토론 대신 인종 다양성 확대 등 실질적 혁신이 이제는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온다.
17일(현지시간)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AJC)에 따르면, 미 조지아주(州) 애틀랜타 소재 명문 의대인 에모리 의대는 1959년 입학 원서를 제출한 흑인 수험생에게 흑인 비하 표현인 ‘니그로’를 이유로 적시하며 입학을 거부한 일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에모리 의대는 “한때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뛰어난 학생들이 꿈을 이루는 것을 방해했다”고 반성했다.
에모리 의대뿐 아니다. BLM 운동을 계기로 유색 인종 차별 해소를 표방한 움직임들이 미 전역 여러 대학에서 포착됐다. 인종이 우열을 결정한다고 주장한 우생학자 이름을 건물에서 뜯어낸다든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BlackInTheIvory’(상아탑의 흑인들)라는 해시태그를 단 글을 올리며 캠퍼스 내 인종 차별을 토론한다든지 하는 일이 심심치 않았다.
그러나 펜실베이니아주립대 흑인 교수들은 일견 착해 보이는 이런 일들의 한계를 절감했다. 16일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올 3월 이 대학 개리 킹 교수는 더 많은 유색 인종 교수를 채용하자고 학교 측에 건의했다. 하지만 백인 담당자는 “그들이 자격을 갖춘다면 고용하겠다”고 비아냥대며 귀담아듣지 않았다.
더는 참지 않기로 했다. 6명이 보고서를 작성했다. 차별 실태는 크게 두 종류였다. 일단 교원 구성이 인종 비율과 동떨어져 있었다. 펜실베이니아주의 경우 현재 흑인 비율이 13%에 달하지만, 1998년 3% 남짓이던 흑인 교수진 비율은 20년이 지난 2019년에도 여전히 3.2%에 불과하다. 교수 채용에서 흑인에게 작용하는 유리천장이 아직도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의 방증이자 배제의 결과였다.
다른 하나는 무시다. 보고서 필진이 학교 흑인 교수 13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95명 가운데 60명이 ‘최근 3년 내에 학생들에게 인종 차별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53%는 교직원 등 동료와 상급자들로부터 인종 차별을 경험했다. 동료 백인 교수가 “흑인 학생의 학업성취도가 떨어지는데 그 이유가 뭔지 아느냐”고 흑인인 자신에게 묻는 행위의 의도가 불편하게 느껴졌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반향이 없지는 않다. 에릭 배런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총장은 교원 채용 방식 변화, 교직원 차별 방지 교육 진행 등을 통해 다양성 강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실천으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 킹 교수는 “이제는 대학이 응답할 때”라며 “교수들의 혁신 요구에 학교가 실질적 변화로 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스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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