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보릿고개 "쌀도 돈도 부족"

2021. 6. 19.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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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북한은 주민들에게 이제 재해성 기후를 기정사실로 하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강력하게 지시를 내렸는데요.

◀ 차미연 앵커 ▶

과연 어떤 대책들을 세우고 있을까요? 무엇보다 가장 걱정인 게 먹는 문제라고 하는데요. 북한의 식량 사정은 어떤지도 알아보겠습니다. 도움 말씀 주실 두 분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김필국 앵커 ▶

조충희 씨께서는 요즘 북한 상황 보시면 참 많은 생각 드실 것 같은데요. 어떠세요?

◀ 조충희 ▶

그렇죠. 요즘이 제일 힘들 때입니다. 1년 중에 농촌 지원하고 농촌 지도 사업 이런 것들 하면서 왔다 갔다 올려 뛰고 내리 뛰고 하고 농업부 공무원이 제일 힘든 바쁜 시기가 또 이 시기예요.

◀ 김필국 앵커 ▶

요즘은 더군다나 날씨가 안 좋아서 남한이나 북한이나 특히 더 그럴 것 같은데요.

◀ 조충희 ▶

논판에서 계속 일해야 제일 일 많이 해야 되는 때인데 날씨가 좋아도 힘든데 비까지 오고 그래가지고 참 농민들 정말 힘들겠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런데 들어보면 북한은 이게 다 주민들 몫인 것 같습니다.

◀ 권태진 ▶

사실 북한은 자력갱생이라고 하는 이름하에 모든 걸 힘든 일, 해야 할 일들을 다 주민의 몫으로 돌려버리니까 그리고 농촌에 있더라도 농민의 일만 있는 건 아닙니다. 올해 도시 주민들을 더 이렇게 많이 농촌 일손 돕기를 하라라는 이런 지시가 떨어지고 경우에 따라서는 검문소까지 만들어서 농촌 지원을 하고 오는 것인지 안 하고 오는 것인지를 체크하기도 하고 사실은 농촌, 도시 할 것 없이 모든 주민들이 굉장히 힘든 그런 상황입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 주민들이 당국의 지시에 따라서 대책 마련에 얼마나 고군분투하고 있는지 북한 방송 준비했습니다.

"재해성 기후에 의한 피해 방지 대책을 철저히 세워나가야 할 중요한 과업에 나서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농촌 지역에서는 이른 봄부터 대대적으로 강하천 정리 작업에 나섰고요.

◀ 조충희 ▶

저거 지금 사실 시기적으로 늦었습니다. 작년 가을에 이미 진행되어야 되는 건데 지금이라도 정리해놓지 않으면 7, 8월 장마 때 물 제대로 빠지지 못하고 강하천 정리가 상당히 중요하죠.

◀ S Y N ▶ 우리 농장 기후조건을 보면 남서방향으로 계속 바람이 붑니다. 그래서 모내기 줄 방향을 남서방향으로 해서 통풍 조건을 좋게 해서...

◀ 차미연 앵커 ▶ 바람 방향까지 신경을 쓰는데요.

◀ 권태진 ▶

사실은 이건 전혀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거는 아닙니다. 제대로 바람 방향을 잡아서 바람이 잘 통과할 수 있어야지 병해충이 훨씬 줄어들거든요.

◀ 차미연 앵커 ▶

그리고 미림갑문사업소의 상황도 소개했는데요.

"내일이라도 태풍이나 큰 물이 오면 처리할 수 있게 바퀴라던가 기계 장치들을 하나하나 검열해가면서 원만히 동작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 권태진 ▶

사실 미림갑문소는 평양 사동 구역에 있는 대동강 평양으로 들어오는 입구에 있는 관문소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미림갑문소를 제대로 물 관리를 못 하면 평양 시내가 물바다가 돼버리기 때문에 미림관문소가 굉장히 중요한 것이죠.

◀ 김필국 앵커 ▶

실제로 대동강이 범람해서 남북정상회담이 연기됐던 적도 있잖아요.

◀ 권태진 ▶

그 당시에 노무현 대통령 시절이죠. 그래서 정상회담을 여름에 하도록 이렇게 됐다가 어쩔 수 없이 홍수 때문에 연기를 해서 10월에 하면서 10.4 선언이라고 하는 선언문이 채택되기도 했는데요. 그게 그 정도로 굉장히 중요한 그런 사건이었죠.

◀ 김필국 앵커 ▶

전 산업 부분에서 대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요. 그런데 무엇보다 북한의 가장 큰 걱정은 먹는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 15일에 열린 3차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이례적으로 식량난을 언급했는데요.

"특히 농업부문에서 지난해의 태풍피해로 알곡생산 계획을 미달한 것으로 하여 현재 인민들의 식량 형편이 긴장해지고 있다고 하시면서 이번 전원회의에서 그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이렇게 직접 얘기할 정도면. 상황이 굉장히 심각한 것 같은데요?

◀ 권태진 ▶

세계 식량 위기 연례 보고서가 매년 발표가 되는데 올해 보고서를 보면 북한은 현재 중간 단계 한 3단계 위기 상태라고 이렇게 판단을 합니다. 그러니까 올해 국제사회의 평가도 북한이 식량을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정말 위기가 올 것이다 이렇게 경고를 하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렇다면 북한의 식량 부족이 어느 정도인지 정리를 해봤는데요. 지난해에 수확한 곡물량이 총 440만 톤인데요. 연간 필요한 곡물 575만 톤과 비교하면 135만 톤이 부족하다는 수치가 나오죠.

◀ 김필국 앵커 ▶

부족량이 이 정도 수치면 북한 주민들 실생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 조충희 ▶

보통 4인 가족을 기준으로 이야기를 하면요. 하루에 옥수수로 계산하면 옥수수 500g 정도 필요하면 4인 가족이면 하루에 2kg 아닙니까? 2kg면 한 달에 60kg입니다. 60kg 중에서 지금 상태면 지금 반 이상이 공급이 안 된다는 거거든요.

◀ 권태진 ▶

제가 보기에는 올해는 북한이 스스로 해결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렇게 판단이 들고 그래서 대규모 국제사회의 지원이 없으면 우리는 정말 우리가 생각하기 어려운 이런 사태도 발생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조충희 씨는 북한에서 고난의 행군 시절 겪으셨잖아요. 어떻게 보세요?

◀ 조충희 ▶

고난의 행군 때만큼의 위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때 수많은 아사자 나오고 힘들고 그때에 비하면 그래도 지금은 시장이 있어가지고 시장이 가격도 조절해 주고 수요와 공급의 관계도 조절을 해줘가지고 상당한 정도로 하는데 코로나19로 봉쇄되면서 중국이랑 교류가 안 돼요. 장마당 자체가 위축이 되고 그러니까 소득이 감소하고 구매력이 떨어져서 쌀이 있다고 해도 살 돈도 없는 그런 상황에 처하게 되는 거죠.

◀ 차미연 앵커 ▶

저는 방송 전에 이 얘기 듣고 깜짝 놀랐어요. 북한은 6월이 지금 이때가 보릿고개라고요?

◀ 조충희 ▶

예예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보리가 수확하기 전까지 제일 힘든 때. 물론 4월도 힘들고 5월도 힘든데 6월에 딱 20일 동안 6월 20일경에 보리하고 밀하고 가을에 심었던 거하고 감자를 수확하거든요. 올해 봄날에 비가 많이 오고 날씨가 차서 그게 제대로 됐겠는지 모르겠어요. 아마도 봄이니까 산에 가서 나물이나 풀 이런 것도 뜯어오고 채소 이런 거 가지고 섞어가지고 그렇게 하고 옛날에 고난의 행군 시기에는 이때 염소 젖 짜가지고 염소 젖에다가 옥수수가루 좀 넣고 각종 풀 넣어가지고 버무려서 먹었던 생각도 나는데 사실 요즘이 좀 제일 힘든 보릿고개 맞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우리나라에도 예전에 보릿고개가 있었잖아요.

◀ 차미연 앵커 ▶

정말 예전이잖아요.

◀ 김필국 앵커 ▶

보릿고개라는 노래도 유행하던데요?

"아야 뛰지마라 배 꺼질라 가슴 시린 보릿고개 길"

◀ 조충희 ▶ 북한 주민들이 상황이 노래 가사에 나오는 딱 그대로 보릿고개로 견디고 있을 겁니다.

◀ 차미연 앵커 ▶

저희는 사실 초근목피 이런 이야기가 정말 옛날 시절...

◀ 김필국 앵커 ▶

오래됐죠.

◀ 권태진 ▶

제 어릴 적에 기억을 해보면 정말 소나무 껍질 빗겨서 송진을 가지고 떡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사실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우리 집이 그렇게 가난한 집은 아니었는데 쌀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미국에서 그 당시 밀가루를 원조를 했거든요. 그걸 먹고 겨우 배를 채우는 그런 상황이 그때도 사실 벌어졌거든요.

◀ 차미연 앵커 ▶

50년도 더 된 이야기.. 이렇게 생각 하잖아요.

◀ 김필국 앵커 ▶

저희는 안 겪어봤잖아요.

◀ 차미연 앵커 ▶

그러니까 실감이 잘 안 나는데 남한은 보릿고개에서 언제쯤 벗어난 건가요?

◀ 권태진 ▶

우리나라가 맨 처음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이라고 하는 계획을 세워서 실행을 한 게 1962년도였거든요. 그 이후에 우리가 녹색혁명이라고 하는 그런 아주 국제적으로 꽤 성공한 경우에 속하는데 그런 녹색혁명을 통해서 대개 먼저 식량 청산을 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그런데 사실 곡물이 부족하면 수입을 해야 되잖아요. 북한은 이마저도 쉬운 게 아니죠?

◀ 조충희 ▶

대개 중국은 북한이 식량이 부족하면 식량 사정하고 관계없이 북한에다 식량을 수출하는 걸 막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수입할 수 있는 돈이 있어야 됩니다. 그래서 북중간 그래도 소위 경화 결제라고 그래서 외상으로 하는 거 아니고 현금을 가지고 구입을 해야 되는데 북한은 여기에 한계가 있는 것이죠. 작년 같은 경우에도 중국으로부터 식량을 수입하기는 했는데 재작년과 비교하면 거의 4분의 1 수준밖에 수입을 못 했습니다. 그런데 수입한 것도 보면 주식인 쌀이나 옥수수 이런 게 아니고 대부분 97%가 밀가루였습니다. 그래서 밀가루는 공업용 원료, 식품 원료로 가공 원료로 쓰기 때문에 외부에서 들어오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 그런 판단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계속되는 코로나19로 곡물 가격이 크게 올랐잖아요. 그렇게 되다 보면 북한이 곡물을 수입할 수 있는 능력도 훨씬 떨어지는 거 아닌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은데요.

◀ 권태진 ▶

곡물 가격도 올랐지만 국제 소위 운임이 굉장히 많이 올랐습니다. 지금 코로나 발생 이전에 비해서 3배, 4배 올랐기 때문에 이런 곡물을 운반하는 데 대한 따른 부대 비용이 많이 오른 것도 북한으로서는 큰 부담입니다.

◀ 김필국 앵커 ▶

물론 고난의 행군 때에 비하면 사정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북한의 올해 식량 상황이 녹록치 않은 것 같습니다. 북한 식량 사정이 나아지려면 어떤 해결책이 있을까요?

◀ 조충희 ▶

제일 중요한 건 빨리 북중 국경, 러시아 국경을 열고 교류를 해야 됩니다. 제가 있을 때도 난포항에 쌀 배가 들어왔다고 하면 시장에서 쌀 가격이 뚝뚝뚝 떨어지고 그랬거든요. 이런 것들을 놓고 봤을 때 식량 사정 해결하는 데 제일 중요한 건 교류하고 협력한다. 협력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 권태진 ▶

북중 국경이 닫히면 두 가지에 다 영향을 미칩니다. 일단 식량 공급 측면에 있어서도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고 국경이 닫히면 시장 활동이 안 돼가지고 식량을 구입할 수 있는 능력도 주민들의 능력도 자연히 떨어지는 거거든요. 그래서 가장 급한 문제는 어떻게 하든지 코로나 통제를 잘해가지고 국경을 빨리 열고 그래서 왕래가 활발하게 되는 것이 북한이 당면한 식량 문제를 완화시키는 그런 가장 중요한 방법이 되겠죠.

◀ 김필국 앵커 ▶

북한 당국은 애민정신을 자주 강조하는데요. 정말 애민을 실천할 수 있는 정책은 과연 어떻게 돼야 될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 차미연 앵커 ▶

그 어떤 돌파구를 찾기 힘든 상황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북한 주민들 식량 사정이 적어도 최소한은 됐으면 좋겠다. 더 이상 보릿고개를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280052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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