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 현미경] 21일 전기요금 오를까..한국전력 주가 '촉각'

박응진 기자 2021. 6. 19.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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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정책에 인상 불가피, 요금 오르면 투자심리 개선"
"정책부담에 또 제동걸릴 수도, 주가에 실망감 반영될 듯"
15일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입주민이 전기 계량기를 살펴보고 있다. 2021.6.1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한국전력의 주주들이 오는 21일 3분기(7~9월) 전기요금 인상 여부 발표를 주목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전기요금이 인상된다면 한전의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등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2분기(4~6월)와 마찬가지로 요금 인상에 또 다시 제동이 걸린다면 한전 주가에 실망감이 고스란히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19일 산업통상자원부·한전 등에 따르면 한전은 오는 21일 3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발표한다. 한전은 전기생산에 들어간 연료비를 3개월 단위로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를 올해 도입했다. 이에 따라 지난 2분기에 요금 인상이 예상됐지만 정부는 이를 제지했다. 4·7 보궐선거와 소비자물가 상승 등이 동결의 배경이 됐다.

이후 하반기(7~12월)에는 요금이 인상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올해 3~5월 두바이유 평균가격이 지난해보다 상승했고, 전기사용이 많은 하반기인 만큼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올해 여름은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예상되고, 경기회복에 따른 전력수요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특히 탈원전 정책으로 조기 폐쇄 또는 건설이 백지화된 원자력발전소 관련 비용을 정부가 전력산업기반기금으로 충당하기로 한 점은 요금 인상의 명분이 된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RE3020 재생에너지 목표(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 20%) 설비 60GW(기가와트) 중 한국전력과 발전자회사의 목표가 40GW를 차지해 총 120조원의 투자재원 마련이 필요한데, 현재 현금창출력으로 이를 달성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했다. 또 "공공요금 안정화 방침이 고수되고 있으나,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한 상황에서 한시적 유예 조항을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이라며 " 중장기 재무계획을 참고해도 현 상황 지속시 적자가 지속된다는 점에서 한시적 요금조정 유예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했다.

만약 요금 인상이 결정된다면 한전 주가에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연료비 연동제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지난해 12월 한전의 주가는 3만원 수준까지 치솟은 바 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전기요금이 인상되면) 2021년 별도 손익 기준 대략 7000억~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증가시킬 전망"이라며 "연료비 연동제로 인한 요금 상승이 역사상 처음 이뤄지는 일이기 때문에 투자심리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전의 주가가 여전히 낮다고 평가하면서 "(요금) 조정 여부에 따라 실적과 주가도 반등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했다.

반대로 최근 소비자물가가 치솟으면서 정부가 요금 인상을 또 다시 저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달 초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하면서 9년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메리츠증권은 정부가 연료비 연동제 시행을 유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문경원 연구원은 소비자물가 부담을 들어 "절대적인 크기 자체는 크지 않지만, 소비자의 체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그 이상일 것"이라며 "특히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물가안정목표를 위협하는 현 상황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봤다. 7월부터 월 전력 사용량이 200㎾h(킬로와트시) 이하인 일반가구의 전기요금이 기존 대비 2000원 오르는 것도 부담이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물가 상승에 대한 부담을 차치하더라도 무더위를 앞둔 상황에서 주택용 전기요금 상승으로 이어질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이 진행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상당 규모의 인상요인이 누적돼 있지만 정책부담은 그것을 상회하는 규모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전기요금 인상에 또 한번 제동이 걸린다면 한전의 실적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연말연초 연료비 연동제 도입 기대로 상승했던 한전의 주가는 정작 연료비 연동제 시작이 늦춰지자 하락했다. 종가 기준으로 한전 주가는 이달 18일 2만6900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8% 떨어진 상태다. 다만 높아진 코스피 지수, 더 악화될 영업요소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한전 주가의 하단을 지지하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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