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방송으로 굴착기도 판다.. 사용법 알려주고 신제품 소개

정민하 기자 2021. 6.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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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님들 안녕하세요. (저는)두산건설기계 본사의 영업파트 리더 정오철 부장입니다. 우리 사무실에 평균 3통씩 전화가 와요. 굴로사님 좀 바꿔달라고. 저는 (전문)유튜버는 아니고, (회사)업무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튜브를 통해서 우리 고객분들과 소통을 하면서 조금이라도 밖에 있는 것들을 많이 듣고, 나아가 새로운 정보를 여러분과 같이 공유하면서 생활하는게 굉장히 발전적이고 좋다고 생각합니다.”

두산인프라코어(042670)에서 국내 영업을 담당하는 정오철 부장은 지난 11일 유튜브 채널 ‘굴로사TV’를 통해 진행한 라이브 방송에서 이같이 말했다. 강원 삼척시에서 두산 미니굴착기 DX17Z-5를 구입한 업체를 만나고 신형 옵션 장비를 소개하는 영상이었다. ‘굴로사님 덕분에 다른 지역 같은 업종 분들 많이 보네요’, ‘두산장비 쓴 지 오래됐지만 최근에 더 믿음이 많이 갑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두산인프라코어에서 국내 영업을 담당하는 정오철 부장이 지난 11일 유튜브 채널 '굴로사TV'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4월 개설한 ‘굴로사TV’를 통해 자사 제품을 소개하고 이를 구입한 고객을 인터뷰하는 실시간 라이브 방송을 주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에서 국내 영업을 담당하는 정오철 부장이 직접 등장해 방송을 진행하는 등 채널 기획부터 촬영, 편집까지 모든 과정을 국내 영업팀에서 담당하고 있다. 채널 제목 굴로사TV는 ‘굴착기와 휠로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줄임말에서 따왔다.

대표적인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인 건설기계업계가 유튜브를 통해 신제품 출시 행사를 진행하거나 구매 고객을 만나 인터뷰를 하는 등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 소비자와 소통하는 비대면 온라인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19일 건설기계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는 각각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업체가 운영하는 두산건설기계·굴로사TV·현대건설기계 등 채널의 구독자 수를 합히면 약 2만2000명이다. 유명 유튜버만큼 많은 수는 아니지만 건설기계 사용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기업 역시 일주일에 최소 영상 1개를 게시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굴로사TV 외에도 ‘두산 건설기계'라는 공식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이 채널에는 굴착기와 휠로더 등 두산 제품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진단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소개하는 ‘꿀닥터' 시리즈 영상을 게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제품을 상세 설명하는 ‘밀착꿀착’, 중장비로 쿠키를 만드는 등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키즈꿀짝' 시리즈의 영상을 정기적으로 올리고 있다.

현대건설기계(267270)는 굴착기 HX 시리즈의 신흥국향(向) 모델 신제품 7종 출시행사를 지난달 26일 유튜브를 통해 진행했다. 이 행사에는 러시아·아프리카·남미 등 140여개국 딜러와 고객을 사전 초대했으며, 현대건설기계 임직원이 직접 출연해 영어로 제품 라인업별 핵심개선사항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한국어 자막이 필요하다는 댓글이 달리자 일주일 만에 한글 자막을 추가하기도 했다.

현대건설기계는 또 고객 방문인터뷰·시승기·시연시리즈·인도식 등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를 직접 찾아가는 영상을 꾸준히 게시하고 있다. 고객 인도식 현장에 상품개발팀과 영업 담당자가 직접 등장해 새로운 장비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거나, 신모델을 사용하는 고객을 찾아 장단점 등을 듣는 내용이다.

주로 기업을 대상으로 했던 건설기계업계가 유튜브 등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하는 이유는 고객 소통이 판매량 증가로 이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12월 23일 굴로사TV 라이브 방송으로 신제품을 소개하고 사전계약 이벤트를 실시했는데, 방송 중 접수된 사전계약 건수는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굴착기는 보통 1.7톤짜리가 2600만원대, 2.5톤 3500만원대, 3.5톤은 4500만원대 정도인데 유튜브 홍보를 시작한 이후 개인 고객을 중심으로 제품 상담과 판매량이 늘고 있다”면서 “유튜브를 통해 고객에게 직접 받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장비를 개선하는 등 얻는 것이 많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최근 건설 경기 회복으로 늘어난 건설기계 수요 또한 영향을 미쳤다.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가 발간한 ‘2021년 4월 건설기계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완성차 생산 및 판매는 3만3396대와 3만3811대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4%, 14.6% 증가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건설기계업계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 마케팅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온라인을 통한 고객 소통 마케팅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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