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大가 '온라인 학위'까지.. 사이버大 들고일어났다

곽수근 기자 2021. 6. 19.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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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톨릭대학 내년부터 온라인 단과대 첫 운영

교육부가 코로나 여파로 일반 대학교의 원격 수업 비율(전체 강의 20% 이내) 규제를 없앤 데 이어 일반대에서 원격 수업만으로도 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훈령을 제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수도권 일부 대학은 모든 과목을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하는 학과를 내년부터 신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대가 온라인 쪽을 강화하자 사이버 대학들은 “20년간 직장인들을 사이버대 학생들로 모집하며 새로운 교육 수요를 일궈왔는데 한순간에 빼앗길 위기에 놓였다”며 집단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학위를 선호하는 직장인 학생들을 모집하기 위해 사이버대와 지방대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구가톨릭대 “온라인 운영 학과 신설”

대구가톨릭대는 18일 “모든 과목을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하는 단과대를 내년(2022학년도) 신설하기로 결정하고, 올해 하반기 입시에서 신입생을 뽑기 위해 모집 요강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신설되는 단과대는 ‘유스티노 자유대학’으로 부동산경영학·경찰탐정학·복지서비스학·상담심리학 등 4개 학과로 구성되며 총 252명을 선발한다. 모든 수업은 원격 강의로 진행되고, 1년 3학기제로 운영해 3년 만에 학사 학위를 받게 된다고 학교 측은 밝혔다. 우동기 대구가톨릭대 총장은 “학생들이 보다 빨리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3년으로 졸업 기간을 단축하기로 한 것”이라며 “4년제 일반대에서 모든 과목을 온라인 수업으로 운영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대구가톨릭대가 온라인 운영 학과를 신설한 배경에는 지방대들이 겪는 신입생 미달 사태도 작용했다. 대규모 미달로 등록금 수입이 줄어 재정난을 겪게 되자 온라인 학과를 신설해 직장인 학생들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교육계에서는 비슷한 처지에 놓인 지방 대학교들이 온라인 석사, 학사 학위 과정 개설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2월 일반대의 온라인 학위 과정 운영을 허용하는 규정을 담은 훈령을 제정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누구나 원하는 교육을 시공간 제약 없이 다양하게 제공하기 위해선 일반대 온라인 학위 과정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일반대에서 원격 수업으로도 석사 학위를 받을 수 있는 ‘온라인 석사 과정’이 가능해졌다. 또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경우에는 학사 학위 과정도 온라인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교육부는 지난해 코로나 여파로 비대면(온라인) 강의가 불가피하자 전체 강의의 20% 이내로 제한했던 일반대의 온라인 강의 비율을 대학 자율에 맡기는 것으로 규제를 풀었다.

◇사이버대들 “살아남기 어렵게 된다” 반발

사이버 대학들은 “일반 대학교들이 학·석사까지 온라인 학위 과정을 운영하면 사이버대 설립 취지와 목적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전국 200곳에 이르는 4년제 일반대가 온라인 학과를 신설하고, 온라인 석사 과정까지 개설하면 사이버 대학은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이다. 사이버대는 전국에 21곳이 있으며 전체 재학생은 12만8540명이다.

사이버 대학 협의체인 한국원격대학협의회는 “정부가 코로나 사태에 일반대도 온라인 수업을 전체의 100%까지 할 수 있도록 허용해 일반대와 사이버대 간 수업 방식의 경계가 무너진 상황인데, 일반대에 온라인 학위 과정까지 승인하는 것은 특혜와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영상 촬영·편집·변환 장비와 동영상·그래픽 제작 소프트웨어 등 사이버대에 의무적으로 적용하는 설비 기준을 일반대에는 권고로 완화한 교육부 승인 기준안에 대해 “명백한 차별”이라고 반발한다. 또 “사이버대 차별을 개선하지 않으면 사이버대 총장들이 공동 성명서를 내고 집단행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서울의 한 사이버 대학 관계자는 “사이버 대학이 지난 20년간 일궈온 직장인 학생 교육 수요가 고스란히 일반대로 옮겨갈 위기”라며 “정부가 사이버대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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