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 이겨낸 자폐는 곧 인류 진보의 역사

양지호 기자 2021. 6. 19.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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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의 거의 모든 역사

존 돈반·캐런 저커 지음|강병철 옮김|꿈꿀자유|864쪽|4만원

자폐증으로 의심되는 인물에 대한 기록은 15세기 러시아 문헌에서도 발견되지만, 자폐증은 1940년대 들어서야 첫 진단 사례가 나왔다. 수수께기 같은 이 병은 이름조차 지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100명중 한 명 이상이 자폐 증세를 보이지만 여전히 선천적으로 생긴다는 것 외에는 불분명한 것이 많다.

이름을 얻은 이후 자폐는 낙인이 됐다. 자폐인을 영원히 격리하도록 하거나 심지어 국가권력이 조직적으로 살해한 경우도 있다고 주장한다. 또 엄마가 자녀를 충분히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자폐증이 생긴다는 ‘냉장고 엄마’ 이론으로 수없는 엄마가 죄책감을 느껴야 했던 시절도 있었다. 책은 그 개별 사례를 다큐멘터리처럼 펼쳐낸다.

그러나 이 책은 승리의 역사다. 무지가 불러일으킨 혐오와 공포를 이성과 믿음으로 극복하는 이야기다. 저자들은 “지난 80년간 사회는 자폐인이 살아갈 권리는 물론 교육권을 보장하고, 엄마를 탓하는 문화를 떨쳐냈다”며 “자폐 성향이 인간 정신에 내재한 특성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한다. 자폐증에 대한 이야기지만 인류는 앞으로 나아간다는 믿음을 회복하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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