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거양? 스리볼 노스트라이크에서 양의지는 과감히 돌렸다

장민석 기자 2021. 6. 18.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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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양의지가 18일 키움전에서 적시타를 때려내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 연합뉴스

NC 다이노스에 스리볼 노스트라이크는 사연이 있는 볼 카운트다.

이동욱 NC 감독은 지난 9일 LG전에서 2-5로 추격하던 5회말 팀의 간판 타자인 나성범을 빼고 이재율을 투입했다. 부상이 아닌 상황이라 많은 팬들이 의아해한 장면이었다.

이동욱 감독은 다음 날인 10일 나성범을 뺀 것은 문책성 교체였음을 밝혔다. 그는 “나성범이 상황에 맞지 않는 플레이를 해서 제외했다”며 “3점 차에서 3볼이 됐다면 주자를 모아야 한다”고 했다.

당시 NC는 5회초 선두 타자 이명기가 2루수 땅볼로 물러난 뒤 다음 타자 나성범이 스리볼 노스트라이크 상황을 맞았다. 나성범은 이상영의 4구를 때려 파울을 만들었고, 5구에도 다시 방망이를 휘둘러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NC는 이날 3대6으로 패했다.

이동욱 감독의 판단을 놓고 많은 야구 팬들이 갑론을박을 벌였다.

예전만 해도 스리볼 노스트라이크에서 타자가 과감히 배트를 휘두르는 경우는 적었다. 거의 대부분 타자가 네 번째 공은 지켜봤다. 만약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팬들도 ‘공을 기다리지 않고 괜히 쳐서 아웃이 됐다’며 타자를 비난하는 경향이 강했다. 4구째에 안타를 칠 확률보다 기다려서 볼넷을 얻을 확률이 높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선 3-0에서 방망이를 내는 장면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리고 최근 KBO리그에서도 그런 모습이 곧잘 보인다. 3-0에서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오는 공을 치면 안타로 연결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팀이 KT 위즈다.

KT의 강백호와 배정대는 스리볼 노스트라이크 상황에서도 주저하지 않고 배트를 내는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올 시즌 두 선수 모두 3-0에서 세 번 방망이를 휘둘러 모두 안타를 만들어냈다. 3타수 3안타.

강백호는 3-0에서 4구째를 공략해 홈런 하나를 포함해 4타점을 올렸다. 배정대는 2루타 하나와 함께 2타점을 기록했다. KT는 두 선수 외에도 장성우가 3-0 상황에서 두 번 방망이를 돌려 한 차례 2타점 적시타를 쳤다.

18일 NC와 키움의 경기에서 8회말 양의지가 2사 1·2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2-0으로 NC가 아슬아슬하게 앞선 상황에서 키움 투수 김동혁은 양의지에 앞서 나성범을 고의사구로 내보냈다. 병살을 노릴 상황도 아닌 2사 2루에서 나성범을 거르고 양의지, 이른바 ‘나거양’을 시도한 것이다.

국내 최고 타자 중 한 명인 양의지로선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는 상황. 양의지에게 연거푸 3개의 볼이 연속해서 들어왔다.

3-0의 볼 카운트. NC 팬이라면 ‘과연 이 카운트에 양의지가 배트를 낼까’라고 생각할 때 양의지는 과감히 배트를 돌렸다.

깨끗한 중전안타로 2루 주자 정현이 홈을 밟았다. NC가 3-0으로 앞서며 승기를 굳히는 순간이었다. NC는 이후 노진혁의 2타점 적시타가 터지며 5대0으로 승리했다.

양의지는 경기 후 “스리볼에서 스트라이크를 던지려고 할 것이라 예상했고, 과감하게 돌렸는데 좋은 타구가 나왔다”며 “2점 차로 앞서 있었기 때문에 주자들을 불러들여야겠다는 마음이 컸다. 좋은 결과로 이어져 기쁘다”고 말했다.

이동욱 감독은 “송명기가 6이닝 무실점으로 잘 막아주었고, 알테어와 양의지, 노진혁의 타점이 승리를 가져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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