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부상 긴 재활 털고, FA 미아 무적 설움 딛고..차우찬·이용찬 "다시 한번 날아보자"
도쿄 올림픽 최종 엔트리 포함도
'NC 합류' 이, 389일 만에 복귀
필승계투조 포함돼 선두권 경쟁
[경향신문]
지난겨울 KBO리그의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는 훈풍과 냉풍이 동시에 불었다. 50억원 이상 계약을 한 선수가 3명이나 나온 반면 계약을 하지 못한 선수도 있었다. 이용찬(32·NC)과 차우찬(34·LG)은 그 냉풍의 중심에 섰다.
베테랑 투수인 둘은 지난 시즌 중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용찬은 개막 한 달 만인 6월3일 KT전을 마지막으로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을 받았다. 차우찬은 7월24일 두산전 등판 중 어깨 부상으로 강판된 뒤 다시 던지지 못했다. 시즌이 끝난 뒤 둘은 FA 자격을 얻었다. 차우찬은 2번째, 이용찬은 생애 처음으로 FA가 됐다.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하고 언제 회복할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둘 다 FA 신청을 하자 의문의 시선들도 따랐다. 결과는 찬바람으로 이어졌다.
차우찬은 원소속구단 LG와 2년간 총액 20억원, 그러나 옵션이 14억원이나 됐다. 성적으로 건강을 증명해야 하는 계약이었다.
이용찬은 아예 계약을 하지 못했다. 회복하기까지 1년은 걸리는 수술을 받은 데다 전과 같이 던질 수 있을지 확신도 없어 보상선수까지 주고 영입에 나서려는 구단은 나오지 않았다. 원소속구단인 두산과도 계약하지 못해 결국 미계약자로 개막을 맞은 이용찬은 지난 4월 ‘쇼케이스’까지 열며 복귀를 위해 노력했다.
5월 말 NC가 그 손을 잡았다. 3+1년에 최대 27억원, 역시 절반인 13억원이 옵션인 계약이었다.
두 투수가 그간 맞은 찬바람을 뚫고 6월, 다시 햇볕 아래로 나왔다.
차우찬은 지난 6일 KIA전에서 317일 만에 1군 무대로 복귀했다.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12일 두산전 5이닝 2실점에 이어 18일 KIA전에서는 6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복귀 뒤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까지 기록하며 LG의 5-0 완승을 이끌고 2승째를 거뒀다. 늘 빈자리가 있던 LG 선발 로테이션을 완성시킨 차우찬은 지난 16일 발표된 도쿄 올림픽 최종 엔트리에까지 포함됐다.
이용찬도 계약 한 달 만인 지난 17일 복귀했다. 마산 KT전에서 3-1로 앞서던 8회초, 389일 만에 다시 등판해 1이닝 무실점으로 홀드를 기록했다. 지난해 챔피언 NC는 현재 중상위권에서 경쟁 중이다. 최근 불펜이 취약해지자 이용찬을 합류시켰다. 마무리 경험까지 있는 이용찬의 필승계투조 합류는 NC의 선두권 도약을 위한 승부수다.
시련을 극복한 차우찬과 이용찬은 모두 전과 다른 모습으로 돌아와 있다. 차우찬은 강속구 대신 제구형 투수로 변화 중이다. 또 10년을 두산에서 뛰었고 지난 3년간 선발로만 던졌던 이용찬은 1이닝을 던지는 중간계투로 새 출발한다. 이용찬은 “NC의 7~8회를 편하게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막겠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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