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침묵' 깨고 대미 직접 대화 가능성 언급

박은경·김유진 기자 2021. 6. 18.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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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노동당 전원회의 주재

[경향신문]

성 김 미 대북특별대표 19일 방한
대북 대화 재개 방안 제시 등 관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대화와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밝힌 것은 ‘선 대 선, 강 대 강’이라는 기존 입장에서 미국이 전향적인 제안을 한다면 대화에 호응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총비서가 조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처음 내놓은 대미 메시지가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방한을 앞둔 시기라는 점도 주목된다.

김 총비서는 지난 17일 노동당 전원회의 사흘째 회의에서 대외전략의 입장과 원칙에 대한 방향만 공개했다. 바이든 정부를 향해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어야 한다. 특히 대결에는 더욱 빈틈없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대결’은 대내용 성격이 강하지만, 전체적으로 대화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정부가 대화의 장으로 나오라고 했음에도 무응답으로 일관했던 북한이 대화를 거론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다만 김 총비서는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구체적인 평가는 하지 않았다. 미국의 추가 조치 등을 보면서 대화에 나오는 시기를 계산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김 총비서가 “조선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데 주력해 나가야 한다”고 밝힌 점으로 미뤄볼 때, 미국의 구상이 파악될 때까지는 긴장 고조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북한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경봉쇄와 대북 제재 장기화로 당장 의미 있는 북·미 대화를 시작하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김 총비서는 지난 15일 전원회의 첫날 회의에서 이례적으로 “인민들의 식량형편이 긴장해지고 있다”면서 식량 공급 어려움을 토로했다. 3일차 회의에서는 “현 시기 인민들이 제일 관심하고 바라는 절실한 문제들을 시급히 해결하려 한다”며 직접 서명한 특별명령서를 발령했다.

주민생활 개선이 이뤄지지 못해 단기적으로 성과를 내기 어려운 대외 문제에 힘을 쏟기에는 김정은 정권에도 부담이 크다. 미국의 추가 반응을 살피면서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때까지 기다리는 장기적 전략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19~23일 방한하는 성 김 대북특별대표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특별대표는 21일 서울에서 한·미,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잇따라 열 예정이다. 김 총비서가 미국의 새 대북정책에 대해 직접적인 비난 없이 대화 여지를 남긴 상황이어서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박은경·김유진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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