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진핑과 美中 정상회담 검토 중"..10월 G20가 계기될 수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검토하고 있다고 백악관이 17일(현지 시각) 밝혔다. 취임 직후부터 중국을 최대 위협으로 규정하고 인권과 무역, 민주주의, 군사, 코로나19 등 모든 분야에서 중국과 각을 세운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대면 회담이 이뤄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두 정상은 미국과 중국이 어떤 관계 속에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과 대면으로 만나거나 전화 통화를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리는 두 정상이 논의할 수 있는 적절한 형태를 계획하는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며 “그 방법은 전화일 수도 있고, 또 다른 국제적인 정상회의 계기의 회담일 수도 있고, 다른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최종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도 했다.

외신들은 두 정상이 오는 10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다자회의 참석을 계기로 조우할지, 회담을 위한 별도의 날짜를 잡을지는 명확하지 않다. 추가적인 전화 통화에 그칠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난 1월 바이든 취임 후 시 주석과 이미 전화통화를 한 적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직접 대면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만약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자 회담을 한다면, 바이든 취임 후 9개월여만에 처음으로 미중 대면 회담이 이뤄지는 셈이다. 앞서 지난 4월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한 기후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화상으로 대면을 했지만, 직접적인 대화는 없었다. 당시 바이든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새 목표를 제시하며 동참을 촉구했으나 시 주석은 기존 계획을 고수했다.

미국의 정상회담 추진 발표는 바이든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한지 하루만에 나왔다. 이는 바이든이 전날 푸틴 대통령과 사이버 공격 및 인권 문제를 제기한 데 이어 시 주석과의 회담을 통해 민감한 현안을 해결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

바이든은 푸틴과의 회담 직후 코로나19 기원 조사와 관련해 ‘당신의 오랜 친구인 시 주석과 통화할 계획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우린 서로 잘 알고 지냈지만 오랜 친구는 아니다. 그것(우리의 관계)는 순전히 일일 뿐”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