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업들이 美 대신 홍콩증시 택하자.. 글로벌 은행들 "다시 홍콩으로"
홍콩이 다시금 ‘아시아 금융 허브’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까. 미국 시티그룹과 골드만삭스, 스위스 UBS 등 글로벌 은행들이 홍콩 내 채용을 확대하며 이곳으로 돌아오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티그룹은 연내 홍콩에서 직원을 총 1500~1700명 새로 채용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이는 현재 홍콩에서 일하는 직원(약 4000명)의 3분의 1이 넘는 수로, 지난해 채용의 두 배 규모다. UBS 역시 올 초 홍콩에서 200명을 신규 채용했다. 이 중 80명이 대학을 갓 졸업한 사회 초년생이다. 로이터는 “지난 10년간 UBS가 채용한 졸업생 규모 중 가장 크다”고 했다. 미국 골드만삭스도 올해 홍콩 고용을 20% 늘릴 방침이라고 밝혔고, 영국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 역시 홍콩에서만 각각 400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글로벌 은행들은 지난해 홍콩을 떠나 싱가포르로 옮겨가는 듯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UBS와 골드만삭스, 시티뱅크가 지난해 싱가포르에 올린 채용 공고는 홍콩 대비 2~8배에 달했다. FT는 당시 “글로벌 은행이 (홍콩의) 지정학적 위험을 피해 싱가포르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7월 홍콩에서 국가보안법을 발효하는 등, 홍콩 주민과 기업의 정치 경제적 자유를 보장해 온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가 무너지자, 위험 회피 차원에서 싱가포르로 옮겨간다는 것이다. 중국 국가보안법은 반(反)국가 행위에 가담한 사람은 외국인도 최고 무기징역에 처하게 돼있다.
이런 와중에도 글로벌 은행들이 홍콩으로 발길을 돌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홍콩 증시가 미·중 갈등 여파로 반사 이익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미국 정부가 미국 회계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중국 기업들을 미국 증시에서 상장 폐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중국 기업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자, 미국 상장을 준비하던 중국 기업 상당수가 홍콩 증시로 눈을 돌렸다.
글로벌 금융 데이터 분석 업체 리피니티브는 “올해 1분기 홍콩 증시 상장에 모인 자금은 170억500만달러(약 19조원)로 작년 동기 대비 822% 증가했다”며 “이는 1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라고 밝혔다. 글로벌 자산 운용사 파인브리지 인베스트먼츠의 앤서니 파소 아시아태평양 지역 CEO(최고경영자)는 “홍콩은 중국 경제의 가장 큰 관문으로서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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