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선] 풀어야 할 '기후외교 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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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어야 할 식은 하나인데, 미지수는 여러 개다.
딱 떨어지는 해(解)를 구할 수 없는 부정(不定)방정식이다.
풀어야 할 식은 '기후위기' 하나인데 여기에 들어 있는 200개 국가의 미지수들, 특히 미국과 중국이 말 그대로 알 수 없는 '미지수'다.
풀어야 할 식은 기후변화 하나인데 미지수는 여러 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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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어야 할 식은 하나인데, 미지수는 여러 개다. 딱 떨어지는 해(解)를 구할 수 없는 부정(不定)방정식이다.
사실 10여년 전만 해도 중국이 지구를 걱정하며 기후외교를 한다는 건 뜨거운 아이스아메리카노나 차가운 핫초코처럼 어색한 소리로 들렸다.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15)에서 건건이 트집을 잡으며 회의를 ‘반쪽짜리’로 만든 장본인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커져 가는 경제력과 함께 중국은 기후변화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중국∼중앙아시아∼유럽, 중국∼동남아∼아프리카를 연결하겠다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2014∼2019년 태양광 설비 용량을 0.45GW(기가와트)에서 12.6GW로 늘렸고, 코로나19가 덮친 지난해에도 재생에너지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문제는 중국의 화석연료 투자액은 이보다 훨씬 많다는 점이다. 일대일로 전체 프로젝트 중 3분의 2가 석탄, 석유, 천연가스 사업이다.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서 배출될 온실가스만 갖고도 지구 기온을 3도 올릴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이 이를 놓칠 리 없다. 지난 11∼13일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미국은 대놓고 일대일로를 비판했다. 미국 등 서구 민주주의 국가는 친환경적이고 우호적이며 투명한 자본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사실 일대일로 프로젝트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은 꾸준히 늘어 태양광, 풍력, 수력은 지난해 투자액 중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그러나 지금 미국에게 중요한 건 ‘중국은 위험한 나라’라는 프레임이다.
물론 중국이라고 혈혈단신으로 기후외교에 나선 건 아니다. 유엔환경계획(UNEP)을 통해, 또 중국신탁기금을 만들어 2013∼2018년 연간 200만달러(약 22억원)씩 81개국을 지원했다. 2019년부터는 일대일로를 유엔의 지속가능 발전목표(SDG)에 부합시키겠다며 UNEP와 공동으로 ‘일대일로 국제 그린개발연합’(BRIGC)을 출범시켰다. 기후외교에서 중국의 신뢰도를 높일 일종의 신용보증인을 둔 격이다.
기후변화 해법은 상당 부분 기술의존적인 만큼 두 나라의 기술경쟁도 치열하다. 반도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편가르기가 태양광 패널이나 풍력 터빈 등으로 옮겨붙지 말란 법이 없다. 연구개발과 기술교류에 장벽이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풀어야 할 식은 기후변화 하나인데 미지수는 여러 개다. 가뜩이나 풀기 힘든 난제를 두고 전 세계 온실가스의 40%를 내뿜는 미·중 두 나라는 패권 경쟁이 한창이다. 뜨거운 지구이지만 냉전은 위험하다.
윤지로 국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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