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모의창의적글쓰기] 문장의 종결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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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학자 정민 교수가 문장의 종결 형태에 관해서 흥미로운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는 문장의 종결형으로 세 가지를 들었는데, 하나는 '~이다'이고, 다른 하나는 '~있다'이며, 마지막은 '~것이다'이다.
정민 교수는 자기의 글에 동그라미를 쳐서 어떤 것을 많이 사용하는지 확인해 보라고 권했다.
정민 교수는 '~있다'를 많이 사용하면 글이 늘어지고 긴장감이 없어진다고 했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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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어떤 것을 많이 쓰고 있을 것 같은가? 아마 사람마다 다르고, 글의 종류마다 다를 것이다. 먼저 말한 ‘~이다’는 명사에 붙어 서술형을 표현하는 서술격조사이다. 수필이나 설명문에 흔히 사용되는데 안정적이긴 하지만 밋밋하고 생동감이 적다. “언어의 목적은 의사소통이다.”, “이것은 책이다.”처럼 주로 대상의 종류나 속성을 알려주는 데 사용된다.
‘~있다’는 대상이나 현상이 존재하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동사도 되고 형용사도 된다. 정민 교수는 ‘~있다’를 많이 사용하면 글이 늘어지고 긴장감이 없어진다고 했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집에 있어라.”, “깨어 있다.”처럼 명령형이나 보조동사로 사용되기도 해 글이 꼭 늘어지지는 않는다. ‘~것이다’는 의미를 끝맺거나 강조할 때 흔히 쓰는 표현이지만 많이 쓰는 것은 좋지 않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가능하면 종결형으로 동사를 많이 사용하라는 것이다. 동사는 사물의 동작이나 작용을 설명하는 것으로, 형용사와 함께 우리말의 서술어에 해당한다. 앞서 말한 ‘~이다’, ‘~있다’, ‘~것이다’는 ‘무엇이 존재하는 것, 혹은 명명된 것’을 지시하는 것으로 사르트르가 말한 ‘사물의 언어’에 가깝다. 반면에 동사를 사용하면 사물로 고정된 ‘존재 의미’를 떠나 목적 지향적인 ‘활동성’을 가질 수가 있다. 예컨대 “우리가 원한 것은 평화이다.” 보다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또는 “우리는 평화를 추구한다.”로 쓰면 훨씬 생동감이 있고 내용도 분명해진다. 심리학자 겔로그는 이야기 구조는 유아기부터 습득하는 것으로, 모든 인간 심리의 근원적 구조라고 말했다. 동사를 사용하면 그런 이야기 구조를 만들 수가 있다.
정희모 연세대 교수·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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