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땅,우리생물] 애틋한 자식 사랑 '넉점박이송장벌레'

황온중 2021. 6. 17.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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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부터 무시무시한 '송장벌레'.

황색 딱지날개에 검은색 줄이 있고, 그 위에 네 개의 점이 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넉점박이송장벌레는 자식 사랑으로 유명하다.

한 쌍의 암수 넉점박이송장벌레는 들쥐와 같은 작은 동물 사체의 털을 제거하고 공 모양으로 둥글게 만들어 땅에 묻은 후 사체 먹이원에 인접한 토양 부분에 알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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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부터 무시무시한 ‘송장벌레’. 가끔 산길을 걷다 보면 죽어 있는 동물의 사체를 종종 볼 수 있다. 퀴퀴한 냄새와 함께 썩어가는 동물의 사체가 들썩들썩 움직이는 광경과 구물거리는 곤충의 무리도 관찰할 수 있는데, 이 중 대표 선수가 바로 ‘송장벌레’이다.

동물 사체에 모여들어 썩은 고기를 먹기 때문에 송장벌레라는 기이한 이름이 붙여졌지만, 알고 보면 생태계에서 동물 사체를 분해해 주는 청소부 역할을 한다. 우리의 자연환경을 보전해 주는 고마운 존재다. 아마도 송장벌레가 없었다면 세상은 크고 작은 동물의 사체로 넘쳐날지도 모른다.

송장벌레 중에서도 자식 사랑이 애틋한 ‘넉점박이송장벌레’가 있다. 넉점박이송장벌레는 우리나라, 일본, 중국 등지에 서식하고 크기는 약 15㎜ 내외로 다른 곤충에 비해 비교적 큰 곤충으로,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종이다. 황색 딱지날개에 검은색 줄이 있고, 그 위에 네 개의 점이 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넉점박이송장벌레는 자식 사랑으로 유명하다. 애벌레인 유충에서 성충으로 성장해 가는 동안 부모 벌레가 살뜰하게 자식들을 보살피는 ‘아사회성’(semisocial) 행동양식을 보이는 재미있는 종이다.

한 쌍의 암수 넉점박이송장벌레는 들쥐와 같은 작은 동물 사체의 털을 제거하고 공 모양으로 둥글게 만들어 땅에 묻은 후 사체 먹이원에 인접한 토양 부분에 알을 낳는다. 암수가 함께 외부의 적을 방어하고 자식과 먹이원을 지켜 더 많은 자손이 생존할 수 있도록 진화한 것이다.

넉점박이송장벌레는 페로몬을 통해 소통한다. 부모 넉점박이송장벌레는 휘발성 페로몬을 분비하여 애벌레가 먹이를 요청하게 하고 되새김질한 먹이를 자식에게 먹인다. 또한 암컷은 양육하는 기간 수컷의 짝짓기 시도를 억제하는 페로몬을 방출해서 수컷이 양육에 집중하도록 한다.

전미정·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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