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5개 시·도지사 "이건희 미술관 지방에 세워야"

권기정·백승목 기자 2021. 6. 17.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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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구·울산·경북·경남, 공동건의문 채택
지역민 '문화예술 불균형' 해소 위해 공모절차 추진 요청
수도권 등 30여곳 유치 신청..문체부, 이달 말 발표 예정

[경향신문]

부산·대구·울산·경북·경남 등 영남권 5개 시·도 지사가 정부가 건립을 추진 중인 ‘이건희 미술관’의 입지 선정 절차를 비수도권을 대상으로 한 공모로 추진해달라는 공동건의문을 17일 채택했다.

영남권 5개 시·도 지사로 구성된 영남권 미래발전협의회는 공동건의문을 통해 “국립 ‘이건희 미술관’ 건립은 국가 균형발전과 문화가치 확산을 통한 포용을 반영해야 하며, 전 국민의 조화로운 문화공유에서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문화적 가치를 전 세계로 확산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 균형발전과 문화분권 확대, 공정하고 투명한 입지 선정을 위해 ‘이건희 미술관’ 입지 선정을 지방 대상 공모절차로 추진해 줄 것을 간곡히 건의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이 ‘이건희 미술관’ 건립 검토를 지시한 이후 경기 수원 등 수도권 10여 곳과 경남 의령, 전남 여수 등 비수도권 20여 곳의 지자체에서 미술관 유치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각계 의견을 수렴해 이르면 이달 말 ‘이건희 미술관’ 건립 추진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들은 ‘이건희 미술관’ 유치를 위해 지자체 간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유치과정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공정과 투명이 선행돼야 지역 반발과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지역민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늘려 문화예술 불균형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했다.

5개 시·도 지사는 문화시설의 36% 이상, 특히 미술관의 경우 50% 이상이 수도권에 편중돼 있어 지역민의 문화적 소외 극복을 위해 지방에 미술관 유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별도의 회동을 하지는 않았지만 건의내용에 대한 의견조율을 거쳐 공동건의문을 발표했으며, 공동건의문을 문체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송철호 울산시장(영남권 미래발전협의회장)은 “진정한 균형발전은 전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며 “많은 국민이 미술관을 향유하기를 바라는 고(故) 이건희 회장 뜻을 살려야 한다”고 밝혔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문화의 힘을 전 국토로 확장해 나라 전체가 품격 있는 문화국가로 격상되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이건희 미술관’은 수도권이 아닌 다른 지역에 들어서야 한다”고 밝혔다.

권기정·백승목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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