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서 불 지피는데..네이버·다음, 뉴스 편집서 과연 손 뗄까

김동욱 2021. 6. 17.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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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다음은 17일 포털 내 뉴스 편집권을 전면 없애기로 여당과 합의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최근 포털의 뉴스 편집을 아예 금지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까지 발의되는 등 포털을 겨냥한 조치들이 잇따르는 만큼 업계에선 정치권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때문에 여권의 구상대로 포털의 뉴스편집권을 박탈하면 사실상 다음이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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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메인 화면

네이버와 다음은 17일 포털 내 뉴스 편집권을 전면 없애기로 여당과 합의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최근 포털의 뉴스 편집을 아예 금지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까지 발의되는 등 포털을 겨냥한 조치들이 잇따르는 만큼 업계에선 정치권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은 포털 사업자의 인공지능(AI) 알고리즘 뉴스 추천 방식을 문제 삼고 있다. 아무리 AI 기반의 뉴스 추천이라 해도 AI 설계 과정에서 편향성이 개입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아예 포털의 뉴스 편집권을 박탈하고 대신 100% 구독제로 전환시키자는 게 여권의 구상이다. 이용자가 선택한 언론사 뉴스만 포털에 노출시키는 방식이다. 포털의 인위적 개입에 따른 정치적 편향 가능성을 애초에 차단하자는 취지다.


메인에 뉴스 노출하는 다음이 가장 큰 영향

현재 네이버와 다음은 모두 AI 기반의 뉴스 추천 방식을 쓰지만 뉴스를 제공하는 방식엔 큰 차이가 있다. 카카오는 다음 포털사이트 메인 첫 화면에 AI가 직접 고른 추천 뉴스를 노출시킨다. 다음에 접속한 모든 이용자가 메인 화면에 뜬 뉴스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구조다. 반면 네이버는 구독제를 중심으로 하되 AI 뉴스 추천은 보조 방식으로 활용한다. 뉴스 이용자의 90%가 집중된 모바일에선 AI가 개개인에게 맞춤형 뉴스를 추천하기 때문에 다음처럼 모든 이용자에게 동일한 뉴스가 노출되지 않는다.

때문에 여권의 구상대로 포털의 뉴스편집권을 박탈하면 사실상 다음이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된다. 기존 뉴스 편집 시스템을 모두 없애야 하는데 구독제로 전환하는 데 적잖은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할 때 당장 실현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로선 제도 시행을 가정해 어떻게 하겠다고 검토한 게 없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업계선 "포털 직접 압박하는 건 민주당" 불만도

업계에선 여권의 잇따른 포털 길들이기 조치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 포털에 뉴스를 등록할 수 있는 기준 자체가 높아져 광고기사나 기사와 관계없이 '헉' 등의 낚시성 제목을 단 기사는 거의 걸러지고 있는 데다 논란이 된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도 모두 없어졌기 때문에 사실상 뉴스를 편향되게 편집하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포털사이트 기사를 문제 삼아 보좌관에게 '카카오 들어오라'며 문자를 보내 포털 압박 논란이 일었는데 포털의 뉴스 편집만 문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5월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원욱 위원장이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최근 논쟁의 대상이 된 포털 뉴스 배열 알고리즘 문제를 논의하는 공청회가 진행됐다. 사진=뉴스1

100% 구독제로 전환하면 결국 이용자의 뉴스 선택권을 크게 제한하게 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가 원하는 뉴스를 알아서 추천해주는 건 기술상의 진보인데 이를 법으로 막겠다는 게 과연 맞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여권이 이미 포털의 뉴스 편집을 두고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한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포털의 뉴스 제공 방식 역시 구독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포털로서도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다. 현재 언론사들은 네이버에서 구독자를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포털로선 대대적인 마케팅 없이 포털의 충성 이용객을 늘리는 효과를 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만 전면 구독제로 전환될 경우 포털 뉴스 이용자 자체가 확 떨어질 가능성이 커 포털업체도 정치권 움직임을 주시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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