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서학개미의 변심.. 삼성전자·테슬라, 순매수 1위 내줬다
영원할 것 같았던 ‘동학개미(국내 주식을 사는 개인 투자자)’의 삼성전자 사랑이 식고 있다. 올 들어 개인 투자자들은 매달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사들였는데, 이달 들어서는 ‘팔자’로 돌아섰다.
서학개미 순매수 1위를 놓치지 않았던 테슬라 인기도 시들해졌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4월까지 7개월 연속으로 국내 투자자(개인 투자자가 큰 부분을 차지)가 가장 많이 순매수했던 해외 주식인 테슬라 역시 지난달 순매수 2위로 밀렸고, 이달 들어서는 순매수 4위를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와 테슬라에 대한 개미들의 ‘변심'은 두 종목의 올해 주가가 기대와 달리 신통치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떠나는 개미들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 지난해 전체보다 많은 50조7020억원을 순매수한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 보통주는 1~5월 개인 투자자 월간 순매수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그런데 이달 들어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1100억원 순매도했다. 대신 포스코(3150억원 순매수)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개미들이 삼성전자 순매도로 돌아선 까닭은 무엇보다 부진한 수익률에서 찾을 수 있다. 작년 말 8만1000원이었던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6일 8만1800원으로 거의 제자리걸음을 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최근 연일 사상 최고치를 돌파할 정도로 전체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자 개인 투자자들이 주가가 별로 움직이지 않는 삼성전자를 팔고 가격 변동성이 큰 종목으로 옮겨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근 개미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두산중공업(순매수 2위)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14일 1만2300원이었던 두산중공업 주가는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해외 원전 수출 시장에 공동 진출하기로 합의한 것 등에 대한 기대감 속에 지난 7일에는 3만2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개인 순매수 1위인 포스코도 경기 회복 국면에서 주가 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는 종목이다. 지난달 중순 40만원을 넘었던 주가가 이달 초에는 35만원까지 하락했는데, 개인 투자자들이 이를 저가 매수의 기회라고 여기고 많이 매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 인기도 시들해져
지난달 아마존에 밀려 국내 투자자 순매수 2위로 밀려난 테슬라는 이달 들어서는 에어비앤비, 애플, AMC엔터테인먼트 등에 밀려 순매수 순위가 4위로 밀렸다. 최근 테슬라 주가는 잠시 600달러 선을 돌파했다가 다시 500달러대로 하락하는 등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올 들어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 주식을 137억4000만달러(약 15조5000억원) 순매수했다. 지난해 한 해 순매수 금액(197억3000만달러)의 69.6%에 달하는 수준이다. 특히 미국 주식 거래 대금(매수·매도 금액 합계)은 1809억6000만달러로 이미 지난해 연간 거래 대금(1781억5000만달러)을 넘어섰다. 테슬라는 이러한 해외 주식 투자 열풍을 상징하는 종목이었다. 국내 투자자들은 올 1월에만 테슬라 주식을 9억달러 넘게 순매수했다. 하지만 이후 점점 순매수 규모가 줄어들었다.
이달 들어 국내 투자자 순매수 1위로 올라선 숙박 공유 업체 에어비앤비는 현재 주가가 높은 편은 아니다. 지난 1~3월 200달러를 넘기도 했던 에어비앤비 주가는 지난 16일 149달러 수준에 거래됐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코로나 백신 접종에 따른 여행 재개로 앞으로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휩싸여 있다. 순매수 3위인 극장 체인 업체 AMC엔터테인먼트는 ‘밈 주식(meme stock·인터넷상에서 인기를 얻어 개인들이 많이 투자하는 주식)’으로 분류된다. 주로 단기 차익을 노리고 이 업체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많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하며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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