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K바이오 신약 개발 허브' 도전장

우성덕 2021. 6. 17.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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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벤처부 공모 사업에 지원
국내 유일 방사광가속기 보유
타지역보다 백신 개발에 유리
대구와 클러스터 구축도 계획
포항 방사광가속기 전경. [사진 제공 = 포항시]
영국에 본사를 둔 아스트라제네카(AZ)가 생산한 코로나19 백신은 올 2월 국내 최초로 도입된 백신이다. 지난해 말 영국에서 처음 사용이 승인된 뒤 현재 전 세계 130개국 이상에 보급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코로나19 백신을 재빨리 개발할 수 있었던 비결은 영국 다이아몬드광원연구소에 있는 '방사광가속기' 덕분이었다. 방사광가속기는 빛의 속도로 가속한 전자에서 나오는 밝은 빛(방사광)으로 물질의 미세구조를 관찰하는 거대 현미경이다. 이 방사광가속기는 옥스퍼드대와 아스트라제네카가 협력해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바이러스 구조 분석과 백신 효과 측정 등에 크게 기여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경북 포항에 방사광가속기가 있다.

'철강도시' 포항이 이제는 'K바이오 산업'의 최적지로 떠오르고 있다.

포항의 가장 큰 강점은 신약이나 백신 개발에 유리한 첨단 시설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첨단 시설이 바로 방사광가속기와 단백질 구조를 분석할 수 있는 극저온 전자현미경이다. 극저온 전자현미경은 올 4월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에 세포막단백질연구소가 준공되면서 방사광가속기 활용을 극대화하고 구조 기반 신약 개발을 위해 도입됐다. 구조 기반 신약 개발이란 방사광가속기와 극저온 전자현미경을 통해 표적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밝히고 그 구조를 활용해 신약후보물질 발견의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자물쇠(표적 단백질)에 맞는 수십만 개의 열쇠(신약)를 무작위 실험으로 찾아봤지만 이 기술을 활용하면 자물쇠 내부 구조를 확인한 뒤 꼭 맞게 디자인된 열쇠를 바로 찾을 수 있는 식이다.

신약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포항은 'K바이오 랩허브' 구축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중소벤처기업부 공모사업인 'K바이오 랩허브 구축'은 바이오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업 육성 등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로 총사업비 3350억원이 투입된다. 이 사업은 포항시를 비롯해 전국 12개 시도에서 유치 의사를 보인 상태다.

포항시는 신약 개발을 위한 핵심 시설과 포스텍 등 우수한 인적 자원을 보유한 곳인 만큼 최적지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미 포항은 글로벌 기술력을 갖춘 벤처기업 10곳이 입주해 있고, 석·박사급 인력만 3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 덕분에 지난해엔 한미사이언스가 3000억원을 투자해 임상센터 등을 건립하기 위해서 포항시와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포항의 'K바이오 랩허브' 구축에는 대구시도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10일 이강덕 포항시장은 권영진 대구시장과 손잡고 포항의 바이오 산업 기반을 연계해 '초광역 바이오클러스터'를 구축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포항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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