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진 美 금리인상.. 환율·채권시장 요동

막내리는 제로금리 시대
美연준, 올해까지는 일단 동결
파월 "인플레 우려 예상보다 커"
2023년까지 두차례 인상 시사

17일 오후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1130.4원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17.2원)보다 13.2원 오른 1130.4원에 마감됐다. 지난달 20일 1132.0원을 기록한 이후 한달여 만에 최고치다. 뉴스1

글로벌 '제로 금리' 시대의 종말이 성큼 다가왔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16일(현지시간) 내년 이후에 금리인상 가능성을 보이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FOMC는 오는 2023년까지 금리 2회 인상 가능성을 이날 시사했다. FOMC 위원들이 비둘기파 기조에서 매파로 바뀌면서 금리인상 시계가 빨라질 전망이다.

다만 연준은 일단 시장의 파장을 막기 위해 올해까지는 제로 금리를 유지하고 양적완화 기조를 유지한다. FOMC의 18명 위원 중 아무도 올해 금리인상을 예상하지 않았다. 월 1200억달러 채권 매입을 지속하고,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는 0~0.25%대로 유지한다.

하지만 내년 말까지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한 위원이 7명으로 지난 3월 회의 때의 4명에서 늘어났다. 또한 2023년 말까지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한 위원은 13명으로 동결을 예상한 5명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 3월에는 적어도 2024년까지는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 뒤집힌 것이다. 2023년 말까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0.6%로 현재의 0.1%에서 0.5%포인트 높아졌다. 2023년 금리인상을 점친 위원 중에서 11명이 최소 2차례의 금리인상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연준은 또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3월 예상했던 것보다 1.0%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올해 물가상승률은 3.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의 물가 목표치 2%를 크게 웃돈다. 연준은 경제전망도 상향 조정했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6.5%에서 7%로 높여 잡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높고, 지속적일 수도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물러섰다. 가장 관심사였던 양적완화 축소정책인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 도입에 대해선 파월은 극도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금리인상 사전단계로 연준은 테이퍼링에 먼저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파월은 "테이퍼링 문제를 논의할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애써 복잡한 표현으로 확대해석을 막았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은 FOMC 회의 결과를 토대로 연준이 오는 8월 잭슨홀 미팅이나 9월 FOMC 정례회의에서 테이퍼링에 대한 보다 명확한 신호를 제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UBS는 "파월 의장이 테이퍼링 관련 논의가 시작되고 있음을 시사했으나 테이퍼링에 나설 전제조건은 여전히 멀다고 보면서 실제 시행은 내년 1월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연준 통화정책에 가장 민감히 반응하는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이날 1년 만에 최고치인 0.2%로 뛰었다. 뉴욕증시는 모두 소폭 하락했고,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0.63% 뛰어 지난 5월 6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