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기로 공기 중 병원체 잡는다..성대 연구팀 기술개발

성균관대 김상우 교수 [성균관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별도의 전력공급 없이 생활 속 정전기를 이용해 공기 중에 있는 병원체를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성균관대는 신소재공학부 김상우 교수 연구팀이 정전기와 나노와이어를 활용해 공기 중 병원체(바이러스·박테리아)를 없앨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팀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있는 정전기를 이용해 전기장을 형성하고 나노와이어를 통해 이를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병원체를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실제로 대장균·간균·MS2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나노미터부터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병원체를 정전기로 제거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기존 필터는 입자를 단순히 포집하는 데 그치고, 전기집진기는 오존이 발생하고 고전압이 필요해 그에 따른 위험성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기술을 활용하면 상업용 공기청정기에 활용되는 등급의 필터와 유사한 수준이면서 차압은 50배 이상 낮고 0.025초 만에 병원체를 제거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공기 중 병원체 제거를 통해 팬데믹 발생 시 선제 대응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추후 발생 가능성이 있는 다른 전염병에 대응하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공기 중으로 전염되는 병원체는 폐렴·천식·인플루엔자 감염의 주된 원인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병원체에 해당한다.

김상우 교수는 "높은 병원체 제거 효율에도 압력 손실이 매우 낮아 순환시스템의 에너지효율을 극대화한 실내외 공조 기술로 사용될 수 있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마스크와 방호복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나노미래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과 경기도 지역협력연구센터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이날 온라인 게재됐다.

병원체 제거 시스템의 작동 원리 [성균관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chi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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