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경기 동부권 공동 화장시설, 결국 무산되나

[남양주=뉴시스]이호진 기자 = 경기 가평군이 인근 지자체들과 함께 추진하던 공동형 종합장사시설 설치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키로 하면서 참여 지자체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당장 급한 시설은 아니지만 대표적인 주민 기피시설인 탓에 정치적 부담을 안고 사업을 추진할 기초단체장이 언제 다시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17일 해당 지자체들에 따르면 가평군과 남양주시, 포천시는 지난해 5월 참여 지자체 주민들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동형 광역장사시설을 건립키로 하고 양해각서(MOU)을 체결했다.

4개월 뒤인 9월에는 구리시도 공동형 광역장사시설 설치 사업에 참여해 총 4개 지자체가 참여하게 된다.

당시 참여 지자체들은 가평군이 공모를 통해 공동형 종합장사시설 입지를 결정하면 사업비를 분담하는 방식으로 4개 지자체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종합장사시설(화장시설)을 함께 마련키로 했다.

가평군은 지난해 11월 공동형 종합장사시설 입지후보지 공모했으나, 유치를 신청한 3개 마을이 신청을 철회하거나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서 입지 확보에 실패했다.

결국 지난 3월8일부터 60일간 다시 공모했지만 유치를 신청한 마을은 한 곳에 불과했고, 이마저도 입지타당성 검토 과정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잇따른 입지 선정 실패에 가평군은 3차 공모 대신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적된 주민과의 소통 부족 문제부터 해결키 위해 사업 반대 주민들과 함께 주민토론회를 준비 중이다.

가평군은 서로간의 이해가 부족해 사업 추진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이번 토론회를 통해 반대 측 주민들과의 이견을 줄이고 합리적인 사업 추진 방향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3선 군수로서 마지막 임기를 보내고 있는 김성기 가평군수에 대한 주민소환까지 진행될 정도로 반대 움직임이 거셌던 만큼 기존의 공동형 장사시설 설치 방안을 그대로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상황이 이렇자 종합장사시설 설치를 공동 추진했던 구리시와 남양주시, 포천시 역시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지자체들은 지역에 화장시설을 설치할 여력이 없는 상태여서 가평군보다 더 많은 예산을 부담하면서까지 공동형 종합장사시설 설치에 참여했다.

지역주민들의 화장 비율이 늘고 있고 지역 개발로 개장 후 화장 처리하는 묘도 늘고 있어 타지역 화장시설 이용에도 한계가 올 수 있다는 관측도 사업 참여에 영향을 줬다.

아직 공동형 종합장사시설 설치 계획이 변경되거나 무산된 상황은 아니지만, 가평군이 이번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기존 공동형 장사시설 설치 계획이 변경 또는 무산될 가능성도 적지 않은 상태다.

특히 이번 사업의 주요시설인 화장장은 3선인 김성기 가평군수도 임기 2년을 남기고 사업을 표면화했을 정도로 주민 반대가 심한 기피시설로, 보궐을 제외하면 모두 초선인 다른 지자체장들이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며 사업을 이어가기도 쉽지 않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지난달 26일 가평군 관계자가 참석한 회의에서도 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얘기는 듣지 못했다”며 “사업이 무산된다면 우리도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되겠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통보가 오지 않아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가평군 관계자는 “일정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반대주민들과 협의해 장사시설 설치를 놓고 허심탄회한 토론시간을 갖고, 향후 사업 추진 여부나 방향을 결정할 생각”이라며 “아직 딱히 결정된 사항이 없다보니 다른 지자체에는 토론회 이후에 내용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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