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에도 뛰어드는 코인 투자자..유의종목에 10조 몰려
이상 급등 노린 투자자 늘어
거래소 등록 앞두고 대혼돈
업비트 상폐·유의종목만 1조
17일 업비트에 따르면 업비트가 지난 11일 원화시장 상폐 종목으로 지정한 코인 5개와 유의종목으로 지정한 코인 25개의 시총이 1조25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만일 업비트가 30개 코인을 모두 상폐시킨다면 1조2500억원이 한순간에 사라지게 된다. 상폐 지정 코인은 18일 낮 12시를 기점으로 원화시장에서 거래가 종료되고, 나머지 25개 코인은 18일 상폐 여부가 결정된다.
전문가들은 상폐 규모가 전체적으로는 10조원에 육박할 수 있어 투자자의 큰 손실이 예상된다고 지적한다. 최화인 금융감독원 블록체인발전포럼 자문위원은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올해 초부터 상폐에 집중하고 있어 올해 전체 상폐 규모는 10조원이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거래대금 기준으로 업비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거래소인 빗썸도 상폐(거래 지원 종료) 행렬에 동참했다. 빗썸은 이날 코인 4종에 대해 거래 지원을 종료하고, 코인 2종을 투자 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다른 거래소 포블게이트는 전날 코인 3종에 대해 상폐를 공지했고, 코인빗은 지난 15일 상폐 8종과 유의종목 28종을 지정했다.
투자자들 입장에선 자신의 코인이 상폐 종목으로 지정되면 대개 가격이 급락하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상폐 전에 손절매하거나 상폐 종목으로 지정하지 않은 다른 거래소로 송금하는 두 가지 선택지만 있다. 두 가지 모두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거래소들이 신고 등록을 앞두고 상폐에만 몰두하고 투자자 보호는 등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애초에 상폐될 종목은 사전에 검증해 상장시키지 말았어야 한다는 것이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거래소가 기습적으로 상폐를 하는 건 이용자와의 계약 측면에서 신의성실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이라며 "거래소가 약속한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상폐를 앞두고 투기 세력이 몰리면서 오히려 가격이 급등하는 상폐빔 현상까지 나타나 시장은 더욱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업비트가 지난 11일 오후 원화시장 상폐 종목으로 지정한 페이코인은 전날 1170원에서 13일 411원으로 급락했지만 15일 한때 오히려 870원으로 2배 이상 급등했다. 이날 업비트에선 페이코인이 매수 주문 폭주로 거래량 기준 9087억원을 기록해 비트코인(7769억원)을 제치고 가장 많았다.
업비트가 유의종목으로 지정한 코인도 가격 변동성이 극심했다. 이 중 마로는 지정 후 75원까지 떨어졌다가 15일 한때 112원으로 반등했으며, 디마켓(DMT)도 같은 기간 264원에서 408원으로 반등했다. 아라곤은 11일 유의종목 지정 전날 가격이 5039원이었지만 지정 후 13일 오히려 9309원까지 올랐다가 17일 7636원으로 떨어졌지만 지정 전보다 가격이 높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폐빔 현상은 단타를 노린 전형적인 투기 행태라고 분석하고 일반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상폐 예정 코인을 다른 거래소로 옮기는 일시적 수요를 노리거나 유의종목 지정이 해제될 때 급등될 것을 노리고 매수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식이 상폐가 시작되면 거래가 허용되는 '정리매매' 기간에 오히려 거래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흔히 나타난다"면서 "이는 폭탄 돌리기며 가격 변동 폭이 심해지는 때 단타를 노리고 투기적인 수요가 급작스럽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거래소에서도 유사한 형태의 경고 조치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원섭 기자 / 이진한 기자 /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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