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번 뜨던 화물기, 20번 띄워도 모자라"

송광섭 2021. 6. 1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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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화물터미널 가보니
화물기 행렬 10대 넘게 이어져
활주로는 거대한 '야외 창고'
해운대란에 車부품도 항공운송
화물매출 코로나 이전 2배로 쑥
미국 애틀랜타행 아시아나항공 화물전용기 OZ248편이 17일 인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화물 100t을 싣고 이륙 준비 중이다. [김호영 기자]
17일 오전 찾은 인천공항 화물터미널. 미국 애틀랜타행 아시아나항공 OZ248편은 인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마지막 팰릿을 실었다. 팰릿 위에는 화물이 겹겹이 쌓여 있었고, 높이는 어림잡아 2m 이상 돼 보였다. 화물기 중 가장 큰 B747 기종이 작게 느껴질 정도로 내부는 화물로 가득했다. OZ248편 뒤로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의 화물기 10여 대가 일정한 간격을 두고 횡렬로 서 있었다. 저마다 옆에는 탑재를 기다리는 팰릿 수십, 수백 개가 줄지어 놓였다. 작업 차량들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그 사이를 비집고 다녔다.

항공화물 시장이 초호황을 맞았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항공운송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한 영향이다. 진단키트와 방역용품 등 코로나19 관련 물품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코로나19 백신도 수송하고 있다. 비대면 선호 현상에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화장품·의류 등도 많아졌다. 게다가 최근 해운 운임 폭등과 선복 부족 등으로 많은 대기업이 항공운송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화물터미널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조금씩 늘기 시작한 항공화물 물량이 올해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전통적으로 상반기가 비수기인데, 올해는 예년 성수기 못지않을 정도로 상황이 좋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화물 대부분은 미국으로 간다. 그러다 보니 미국인의 소비가 늘어나는 추수감사절이나 블랙프라이데이 전후가 성수기에 해당한다. 반대로 1분기는 가장 비수기다.

화물터미널에서 근무하는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팬데믹 전만 해도 월평균 화물 매출이 1000억~1200억원 선에 불과했지만 올 1분기에는 월 2000억원, 지난달에는 월 2300억원까지 늘어났다"고 전했다. 이어 "화물전용기뿐 아니라 여객기 좌석을 떼어낸 화물개조기, 일반 여객기까지 총동원하고 있다"며 "예전에는 밤 12시를 전후로 하루 10번 화물기를 띄웠는데, 지금은 물량이 많아져 아침과 점심까지 하루에 총 20번(화물 개조기 등 포함)을 띄운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국으로 가는 수출품 대부분은 삼성·현대차·SK·LG 등 대기업에서 보낸 물량"이라며 "반도체나 정보기술(IT) 설비 부품, 전기차 배터리 등이 상당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 업체는 해상 운송이 어려워지자 최근 배로만 운송하던 자동차 부품을 항공기로 보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은 1년 새 큰 폭으로 성장했다. 대한항공의 올 1분기 화물사업 매출은 지난해 1분기(6476억원) 대비 2배 이상 많은 1조3530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도 3340억원에서 6107억원으로 80%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월평균 화물기 가동 시간도 크게 늘어났다.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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