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이 증거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63명의 수기집 '출간'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가습기살균제로 피해를 본 스물다섯 가족, 63명의 이야기를 담은 수기집 '내 몸이 증거다'가 17일 세상에 나왔다.
피해자 조순미씨는 천식, 폐렴, 독성간염, 하반신 마비 등을 앓고 있다.
이어 "피해자들이 몸도 회복할 수 있고 미래에 대해서도 충분히 안정을 찾아갈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며 "이같은 전무후무한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정부와 기업을 처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가해 기업들은 연달아 무죄를 선고받고 국회는 더 이상 진상규명을 하지 않기로 한 상황에서 우리 피해자들은 무슨 힘으로 이 난국을 헤쳐나가야 할지 모르겠다. 이 나라 환경부 장관은 가습기살균제 문제가 다 끝났다고 발언했다고 한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김준형 가족의 이야기 중)
가습기살균제로 피해를 본 스물다섯 가족, 63명의 이야기를 담은 수기집 '내 몸이 증거다'가 17일 세상에 나왔다. 독성 간염, 암, 자가면역질환 우울증까지 다양한 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있는 이들은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강한 어조로 감정을 토로한다.
이날 피해자들은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출간 기자간담회에 참여했다. 몇몇은 현장 참석을 했고, 나머지는 건강상 등의 이유로 화상으로 참석했다.
피해자 조순미씨는 천식, 폐렴, 독성간염, 하반신 마비 등을 앓고 있다. 조씨는 "이 글을 쓰는 동안 건강이 악화돼 글을 잘 쓰지 못했다"면서도 "그래도 무언가는 피해자들과 함께 나눠야 할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산소통을 들고 회의와 시위에 참여하던 조씨는 어느 날부터 서 있기가 힘들어졌다고 한다. 조씨는 "핸드카를 밀고 다니다가, 휠체어에 앉았다가 결국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다"며 "하지만 우리의 참사가 마무리되고 모든 국민에게 기억되는 그날까지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들이 몸도 회복할 수 있고 미래에 대해서도 충분히 안정을 찾아갈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며 "이같은 전무후무한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정부와 기업을 처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는 정부가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를 공식 인정한 지 10주기를 맞았지만 아직도 제대로 된 피해회복이 되지 않은 만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의학자문을 맡은 인하대학교 임종한 보건대학원장은 "(가습기살균제 피해)는 기존에 있는 다른 어떤 걸로 설명이 안 되는 새로운 환경성 질환"이라며 "그걸 과학적으로 규명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과학자의 역할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환자의 몸이 텍스트이기 때문에, 이런 작업들이 이뤄지고 난 뒤 환자들이 새로운 건강한 삶을 사실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같이 뒷받침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추천사를 쓴 김동현 한림대 의대 교수(전 한국역학회장)는 "올 초 CMIT·MIT 성분의 가습기살균제에 대해 무죄가 선고되고, 판결문 안에 역학적 연구를 사실상 불인정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는 걸 보면서 이 문제가 우리 사회의 후진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상 피해를 받은 사람들이 아직 거리에서 울부짖고 계신 것을 보면서 국가의 역할을 묻게 된다"며 "가습기살균제는 사건자체도 어마어마하지만 한국사회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BS노컷뉴스 차민지 기자] chacha@cbs.co.kr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軍병원서 수술후 발 감각 잃었는데…"신고하지 마라"[이슈시개]
- '희귀혈전증' 30대 사망에…"AZ 연령조정 전문가 검토"
- 7월 중순까지 2차접종에 집중…다음달 백신 1천만회분 도입
- 만취 상태로 오픈카 몰다 연인 사망…검찰 '살인' 적용
- "이주노동자 대한 '최저임금 차별' 금지해야"
- 부산 신축 공사장서 타워크레인 구조물 떨어져 1명 사망
- 다음달 26일부터 50대→40대↓ 순서로 백신 접종 시작
- 택배노조 "과로사 방지 최종합의, 우정사업본부 몽니로 무산"
- 마포 오피스텔 '감금살인'…"피해신고에 앙심 품고 범행"
- 7월 AZ백신 2차 접종대상자 화이자로 교차접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