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코인 정리'도 무질서.. 뒤죽박죽 상폐 기준에 투자자 혼란

김지영 기자 2021. 6. 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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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암호화폐거래소인 업비트에 이어 거래 규모가 두 번째로 큰 빗썸에서도 '잡코인' 정리에 동참했다.

특정금융거래정보법상 신고 유예 기한을 100여 일 앞두고 암호화폐거래소들이 무더기로 잡코인 정리에 들어간 모양새다.

시장에서는 암호화폐거래소의 잡코인 정리가 앞으로 더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조치가 암호화폐거래소별로 일관된 기준도 없이 군사작전 하듯 갑작스럽게 이뤄진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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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터니티 등 4종 거래 지원 종료
업비트·포블게이트 등 대거 상폐
군사작전식 기습 구조조정에다
"상장폐지 기간 달라" 불만 폭주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서울경제]

국내 1위 암호화폐거래소인 업비트에 이어 거래 규모가 두 번째로 큰 빗썸에서도 ‘잡코인’ 정리에 동참했다. 특정금융거래정보법상 신고 유예 기한을 100여 일 앞두고 암호화폐거래소들이 무더기로 잡코인 정리에 들어간 모양새다. 상장에 이어 상장폐지까지 뚜렷한 기준 없이 거래소마다 제각각 진행됨에 따라 혼란에 빠진 투자자들의 불만도 쏟아지고 있다.

빗썸은 17일 오전 애터니티(AE), 오로라(AOA), 드래곤베인(DVC), 디브이피(DVP) 등 코인 4종의 거래 지원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빗썸 측은 “재단의 소명 내용을 포함해 검토했으나 향후 사업 방향이 불투명하고 상장 유지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빗썸 가상자산 투자유의 지정 정책에 따라 거래 지원 종료를 결정했다”고 했다. 빗썸이 이번에 거래 지원을 종료한 암호화폐의 상당수는 빗썸에서 주로 거래되는 코인이다. 쟁글에 따르면 애터니티를 제외하고 오로라 거래량의 49.5%, 드래곤베인 100%, 디브이피 96.9%가 빗썸에서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중소 거래소인 포블게이트에서도 전날 오후 4시 48분 에이아이노믹스(AIM), 이더캐럿(ETCT), 푸드리서치인스티튜트(FRI) 3종의 거래 지원 종료를 공지했다. 낮은 유동성으로 시세조작에 노출될 위험이 있어 투자자 보호를 위한 이 같은 조치가 필요했다는 게 포블게이트의 설명이다. 지난 4일에도 포블게이트는 8종의 암호화폐를 상장폐지시켰다.

시장에서는 암호화폐거래소의 잡코인 정리가 앞으로 더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중은행의 자금세탁방지 평가 및 특금법 신고 절차에 따라 취급하는 코인이 많을수록 거래소가 자금세탁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고 평가받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조치가 암호화폐거래소별로 일관된 기준도 없이 군사작전 하듯 갑작스럽게 이뤄진다는 데 있다. 업비트는 지난 11일 오후 5시 30분 공지사항을 통해 코모도를 포함해 24종의 암호화폐를 유의종목으로 지정한다고 공시했다. 국내 3위 거래소인 코인빗에서는 15일 저녁 10시에 렉스(LEX) 등 8개 코인의 거래 지원을 오는 23일 오후 8시부로 종료한다고 공개했다. 공시 시간 등에 대한 통일된 기준이 없는 탓에 거래소마다 이를 알리는 것도 제각각인 것이다.

거래소마다 유의종목 지정 후 폐지까지의 기간도 다르다. 업비트는 내부 기준에 따라 유의종목으로 지정한 뒤 통상 일주일간의 소명 기간을 코인 발행 주체에 제공한다. 이 기간에 제대로 된 소명을 하지 못하면 거래 지원 종료를 결정한다. 빗썸은 유의종목 지정을 공지한 날부터 30일간 유예 기간을 두고 거래 지원 종료 여부를 정한다. 코인원의 경우 유의종목으로 지정한 후 상장 유지를 위한 개선안을 제안한다. 이후 2주 이상 개선되지 않으면 상장폐지를 결정한다.

투자자들은 거래소의 일방적인 조치에 따라 큰 폭의 변동성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해당 코인을 취급하는 다른 거래소로 이동해도 이미 시세가 떨어진 데다가 거래량이 특정 거래소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코인들이 대부분 유의종목 지정, 상장폐지되고 있어 소용없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인을 발행하는 업체 쪽에서는 거래소에 소명 자료를 제출해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결국 상폐된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며 “거래소의 기준 없는 조치로 인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2차 상폐 리스트까지 지라시로 돌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김지영 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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