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잡코인' 퇴출..구조조정 시작
[경향신문]
앞으로 가상통화 거래소가 코인을 발행해 ‘셀프 상장’한 뒤 해당 거래소에서 매매·교환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가상통화 거래소들이 오는 9월 말 사업자 신고를 앞두고 평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부실 코인들을 잇따라 상장폐지하고, 정부도 관련 제도 정비를 통해 시장 관리에 나서면서 정부발 ‘잡코인 구조조정’에 속도가 붙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7일 가상통화 거래소 사업자 본인이나 특수관계인이 직접 발행한 가상통화를 해당 거래소에서 매매·교환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다음달 26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금융위, ‘셀프 상장’ 금지 예고
거래소, 자체 정리 작업 착수
금융위는 사업자가 전산망에 허위로 입력한 자산으로 가상통화의 시세조작 등 위법 행위를 하는 문제점 때문에 개정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가상통화 사업자가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가상통화를 취급하고, 자전거래를 통해 해당 코인 거래가 성황인 것처럼 꾸미는 일을 막겠다는 취지다.
개정안에 따르면 가상통화 거래소는 자금세탁 방지 의무 이행을 위해 본인과 상법 시행령에 따른 특수관계에 있는 자가 발행한 가상통화를 취급해서는 안 된다. 특수관계인에는 배우자,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 본인이 단독으로 또는 특수관계인과 함께 30% 이상을 출자했거나 주요 경영사항에 대해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는 법인 또는 단체와 이사·집행임원·감사 등이 해당된다. 의무 위반 시 최대 1억원의 과태료에 전부 영업 정지 조치까지 받을 수 있다. 금융당국의 이 같은 조치에 따라 자체 발행 코인을 취급하고 있는 가상통화 거래소를 비롯해 가상통화 사업자들의 코인 솎아내기는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상폐·투자유의 지정 날벼락
투자자·발행 주체들은 반발
가상통화 거래소들은 지난달 정부가 사업자 관리·감독 주무부처로 금융위를 지정하고, 특금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자 코인 정리 작업에 착수했다.
국내 최대 가상통화 거래소 업비트는 지난 11일 25개 종목을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하고, 5개 종목은 원화 거래를 종료하겠다고 홈페이지에 공시했다. 업비트 다음으로 규모가 큰 빗썸은 올 들어 지난 3월5일부터 총 13개 가상통화를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는데, 절반 이상인 7개가 지난달 28일 이후로 지정됐다. 거래대금 규모 6위 거래소 포블게이트는 이날 에이아이노믹스(AIM), 이더캐럿(ETCT), 푸드리서치인스티튜트(FRI) 등 3종의 가상통화 거래 지원 종료(상장폐지)를 공지했다. 포블게이트는 낮은 유동성으로 시세조작에 노출될 위험이 있어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코인의 상장폐지가 최근 급작스럽게 이뤄지고, 거래소마다 투자유의 종목 지정 기준도 명확하지 않은 탓에 투자자들의 불만이 높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투자자 보호가 안중에도 없는 업비트를 고발한다’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투자자뿐 아니라 코인 발행 주체들 사이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온다. 업비트 원화 마켓에서 제거된 퀴즈톡은 “업비트가 합당한 사유와 정당한 절차 없이 원화 페어 삭제를 단행했다”고 항의했다. 솔브케어는 “업비트에 원화 시장 복귀를 위한 모든 정보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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