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주가 '롤러코스터'..전망은?(종합)

신항섭 2021. 6. 1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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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입찰에 급등했으나 인수 실패설에 급락
입찰 의사 후 50% 상승해 추가 하락 가능성도


[서울=뉴시스]신항섭 기자 = 쌍방울이 나흘간 약 60%의 주가 변동성을 보이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가 연출됐다. 이스타항공 인수 단독입찰에 기대감이 크게 반영됐지만 우선협상권을 가진 성정이 강한 인수 의지를 밝히면서 연일 급락했다. 특히 6월초 입찰 의향 의사를 밝힌 후 50% 가까이 올랐다는 점에서 추가적 하락이 예고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쌍방울은 7.81% 급락한 968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 24.46% 폭락이 시현됐으나 추가적 하락이 나타난 것이다.

이에 앞서 쌍방울은 지난 14일과 15일에 무려 53%의 급등을 보였다. 지난 14일 17.71% 오른데 이어 15일에는 거래 제한선인 29.91% 오르며 장을 마쳤다.

주가 급등의 배경은 이스타항공 단독 입찰 덕분이다. 쌍방울은 지난 14일 장 마감 후 광림 컨소시엄(광림, 미래산업, 아이오케이)을 구성해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한 입찰서류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당시 본입찰은 인수의향과 달리 광림 컨소시엄이 유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이스타항공 인수에 대한 기대감이 불면서 개인들의 매수세로 이어졌다.

광림은 쌍방울 그룹의 상위 계열사다. 쌍방울 그룹은 칼라스홀딩스를 지주사로 두고 있으며 칼라스홀딩스가 광림 지분 27.28%을 보유하고 있고, 광림이 쌍방울 지분 13.18%를 보유하고 있다. 또 밑으로 쌍방울이 비비안(15%), 나노스(18%) 지분을 보유 중이며, 비비안은 인피니티엔티(지분율 26.14%)를 통해 아이오케이(24.05%)와 미래산업(12.98%)를 지배하고 있다.

광림 컨소시엄(광림, 아이오케이, 미래산업)의 보유 현금을 감안할 때, 투자자들은 쌍방울 그룹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3월말 기준 광림의 현금성 자산은 320억원이었으며 아이오케이는 391억원. 미래산업은 148억원으로 총 보유현금이 약 800억원이 있었다. 여기에 그간 기업들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일반 공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동원했던 사례들을 감안해 최소 1000억원 규모의 금액을 제시했을 것이란 업계의 분석이 있었다.

이에 그룹의 상징성이 있는 쌍방울의 주가에 기대감이 가장 많이 반영됐고 컨소시엄 대표인 광림 역시 15일에는 주가 상승이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 16일 오후 우선협상권을 가진 성정 측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쌍방울의 주가 급락으로 이어졌다.

이스타항공의 인수는 회생기업이 공개입찰을 전제로 인수의향자와 사전에 조건부 인수계약을 맺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스타항공이 인수의향자를 확보한 상태에서 공개입찰을 하는 것이다. 즉, 이미 입찰 공고 전 이스타항공은 성정과 '인수·합병을 위한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입찰에 참여한 기업 중 기존 인수의향자보다 더 높은 가격 조건을 제시한 곳이 있으면 우선매수권을 확보하고 있는 인수 의향자가 그 가격 조건으로 계약을 이행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만약 인수 예정자가 입찰자와 동일한 인수 금액을 다시 제시하면 매수권을 우선 행사할 수 있다.

즉, 성정이 쌍방울그룹과 동일한 인수금액을 제시하면 이스타항공을 인수할 수 있다. IB업계에 따르면 이날 성정은 매각 주관사인 안진회계법인에 우선권 행사 공문을 발송했다.

성정은 충청도에서 지반공사 등 토공사업과 골프장 관리업, 철근콘크리트사업, 부동산 개발 등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관계사로 27홀 골프장인 백제컨트리클럽(백제CC)과 건설·개발 업체인 대국건설개발도 경영하고 있다. 이스타항공 인수로 골프·레저, 숙박, 개발 사업 등과 항공업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전날 오후 3시부터 쌍방울의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했으며 관련주인 광림(-6.02%), 아이오케이(-1.15%) 등도 동반 하락했다. 입찰의향을 밝혔던 6월초부터 현재까지 약 55% 가량 주가가 오른 것을 감안할 때, 추가적 하락의 가능성도 있다.

쌍방울그룹은 전 회장이었던 김성태 회장 당시부터 꾸준한 인수합병(M&A)을 통해 기업을 확장시켜왔다. 2016년 광학필터 업체 나노스를 인수했고 지난 2019년 11월에는 남영비비안을 흡수했다. 지난해에는 남영비비안이 포비스티앤씨를, 광림이 아이오케이컴퍼니를 인수했다.

이번 이스타항공 인수는 지난 5월 취임한 양선길 회장이 주도해왔다. 이를 위해 이스타항공 전 대표를 역임했던 김정식씨를 인수추진위원장으로 선임하기까지 했다.

쌍방울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김성태 회장과 무관하며 새롭게 취임한 양선길 회장의 신사업 프로젝트였다"면서 "큰 그림을 오래 전 부터 그려왔고 전 이스타항공 대표를 모셔 경영 정상화 계획도 철저히 따져보고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법원의 최종 결정은 아니기 때문에 희망을 버리지 않고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hangseo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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